눈 깜짝할 새 대낮 맨해튼서 18억 금 도난…뉴욕시 경찰 공개 수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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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눈 깜짝할 새였다. 맨해튼 도로 한복판에서, 그것도 대낮에 160만 달러(약 18억 7500만원)어치의 금이 사라지는 순간 말이다.

미국 뉴욕시 경찰은 귀금속 거리에서 금가루가 든 들통이 도난당하는 동영상을 공개하며 용의자를 1일(현지시간) 공개수배했다.

도난 사건은 보석상이 밀집한 뉴욕시 맨해튼 웨스트 48번가에서 지난달 29일 오후 4시 30분쯤 일어났다.

뉴욕시 경찰에 따르면 당시 귀금속을 수송하는 무장차량 운전자와 호송요원들이 잠시 뒷문을 열어 둔 채 차량을 비운 동안 한 중년 남성이 차량에서 들통을 들고 도망갔다.

뉴욕시 경찰의 마틴 패스터 형사는 “호송요원들은 호송물품을 받으려고 트럭을 떠났고, 운전자는 뒤를 지키다 잠깐 자리를 비웠다“고 말했다. 그 ‘잠깐’은 20초도 안 됐다.

그런데도 자리로 돌아온 운전자가 평소와 같이 들통 하나 위에 앉고선 또 다른 들통에 발을 올리려 찾아봤더니 사라졌다는 것이다.

금가루(Gold Flake).   [사진 Warm-Glass]

금가루(Gold Flake). [사진 Warm-Glass]

도난당한 19L 들통엔 금가루 39㎏ 정도가 들어 있었다. 시가 160만 달러어치 분량이다. 이 들통이 누구 소유인지는 뉴욕시 경찰이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들통이 굳게 닫혀 있었기 때문에 이 남성은 내용물이 무엇인지는 몰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거리 CCTV에 찍힌 동영상에 따르면 중년 남성은 무게가 꽤 되는 들통이 버거웠는지 여러 번 놨다 들었다 했다. 걸어서 10분 거리를 가는 데 1시간 걸렸다. 이 남성은 흰색 포드 승용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났다.

뉴욕시 경찰이 공개 수배한 금가루 도둑.  [사진 CBS New York 캡처]

뉴욕시 경찰이 공개 수배한 금가루 도둑. [사진 CBS New York 캡처]

뉴욕시 경찰은 키 170㎝에, 몸무게 68㎏인 히스패닉 50~60세 남성 용의자를 쫓고 있다. 또 이 남성이 히스패닉이 많이 사는 플로리다로 도주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해당 지역 전당포에 협조를 요청했다.

무장차량의 소속 회사인 루미스도 도난 금가루에 대해 10만 달러(약 1억 1700만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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