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늦걸음, 중국은 잰걸음…중국 철강 구조조정 본격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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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산 철강(왼쪽)과 우한 철강 로고

바오산 철강(왼쪽)과 우한 철강 로고

한국의 산업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중국은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잉생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업계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의 2위 철강업체인 바오산(寶山) 철강과 5위 업체인 우한(武漢) 철강이 공식 합병했다. ‘바오우(寶武) 철강그룹’의 이름을 갖게 된 합병회사는 1일 상하이(上海) 바오강철강 본사에서 현판식을 열었다고 ‘중국경제망’이 2일 보도했다. 현판식엔 중국 정부 고위층도 대거 참석했다고 한다.

두 회사가 통합한 뒤 바오우철강의 자산 규모는 7300억 위안(약 124조원)이며 직원은 22만 8000명이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바오우철강의 지난해 철강생산량은 6070만t이다. 유럽의 다국적 철강사 아르셀로미탈(생산량 9710만t)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서게 된다. 주력 상품은 일반 탄소강, 스테인리스강, 특수강 등이다.

마궈창(馬國强) 바오우철강 회장은 “합병회사는 중국을 대표하는 철강사로 앞으로 중국 철강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바오우철강 외에도 중국 1위 철강업체인 서우강(首鋼)그룹과 5위 업체인 허강(河鋼)그룹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4위 업체인 안강(鞍鋼)과 11위 업체인 번강(本鋼) 간 합병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연간 12억t의 철강생산량에서 1억∼1억 5000만t 삭감하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목표다.

하지만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지방 정부와 철강 가격 상승을 기대한 철강업체들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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