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부위에 '금괴' 숨겨 밀수하려 한 중국인 4명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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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A씨 등이 신체 부위에 넣어 밀반입하려던 금괴.[사진 인천세관]

중국인 A씨 등이 신체 부위에 넣어 밀반입하려던 금괴.[사진 인천세관]

성인 엄지손톱만한 크기의 금괴 수십 개를 은밀한 신체 부위에 숨겨 밀수하려던 중국인 4명이 세관에 적발됐다.

인천본부세관은 관세법 위반 혐의로 중국인 A씨(36) 등 4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중국 국제 금괴 밀수조직의 운반책으로 추정되는 A씨 등은 지난달 16일 오전 9시쯤 인천항을 통해 210g짜리 소형 금괴 36개(7.5㎏·시가 3억8000만원 상당)를 밀반입하려 한 혐의다. 이들은 전날 중국 단둥(丹東)에서 국제여객선을 타고 인천에 도착했다.

A씨 등은 세관의 입국검사장을 무사히 통과하기 위해 1인당 가로 2㎝·세로 2㎝ 크기의 금괴 3개씩, 모두 9개를 절연테이프로 감싼 뒤 남성용 피임기구(콘돔)에 담은 상태로 은밀한 신체 부위에 밀어 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긴장한 표정으로 엉거주춤한 모습으로 걷는 이들을 수상히 여긴 세관 직원이 스캐너 검색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범행이 들통났다. 금속의 경우 검은색으로 표시되는데, 해당 신체 부위에서 검은색이 확인된 것이다. 1인당 금괴 1.89㎏ 밀수를 시도한 것은 인천항 개항 이래 개인 단위로는 최대량이라는 게 세관의 설명이다.

신체 부위에 넣기 위해 금괴를 절연테이프로 감싼 후 남성용 피임기구에 넣은 모습. [사진 인천세관]

신체 부위에 넣기 위해 금괴를 절연테이프로 감싼 후 남성용 피임기구에 넣은 모습. [사진 인천세관]

A씨 등은 중국과 한국을 오가는 보따리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세관은 금괴 밀수조직으로부터 1인당 40만원의 운반비를 받기로 하고 한국 내 운반책에 전달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 등은 세관조사에서 한국 내 운반책 존재에 대해 “누군지 모른다. 인천에 도착하면 전화가 오기로 돼 있었다”고 진술했다.

인천세관은 이들에게 금괴 밀수를 지시한 중국인 총책을 쫓고 있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밀수 총책과 배후세력 등을 추적, 검거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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