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이 댐 부유물이 효자 퇴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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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 안동권관리단이 댐에서 건져낸 부유물로 퇴비를 만들고 있다. [사진 안동권관리단]

수자원공사 안동권관리단이 댐에서 건져낸 부유물로 퇴비를 만들고 있다. [사진 안동권관리단]

비만 오면 떠내려오는 골칫덩이 댐 부유물이 효자 퇴비로 변신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안동권관리단(단장 박재욱)은 올해 장마 기간에 수거한 부유물 5510㎥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잡풀을 퇴비로 만들어 댐 주변 농가에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안동권관리단은 그동안 장마나 호우로 떠내려온 부유물을 수거해 처리하는데 많게는 수억원을 써 왔다. 올해는 지난 7월 초 경북 북부지역에 국지성 호우가 쏟아져 안동댐과 임하댐으로 부유물 수천t이 들어왔다.

안동댐관리단은 올해 새로운 실험을 했다. 댐에서 건져낸 부유물은 통상 매립하거나 소각 처리된다. 그 경우 폐기물 처리 비용은 5510㎥에 1억5000만원 가량이 든다. 안동댐은 건져낸 부유물을 엄청난 비용을 들여 폐기물로 처리하는 대신 퇴비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부유물에서 스티로폼 등 생활폐기물을 빼고나면 대부분이 하천변에 자라던 갈대 등 초본류였기 때문이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건진 폐기물의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유기물 함량 등 퇴비 원료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답이 나왔다.

안동권관리단은 건진 폐기물을 부순 뒤 안동시농업기술센터가 지원한 발효제와 탈취제로 퇴비를 만들었다. 그러느라고 올해는 폐기물을 건지는데 필요한 인건비와 장비 사용비 등 1500만원만 지출됐다. 폐기물 처리비를 10분의 1로 줄인 것이다.

안동권관리단은 요즘 만든 퇴비를 안동댐과 임하댐 홍수조절지 안 농가에 무료로 나눠 주고 있다. 시중에 파는 퇴비와 다를 게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시판 퇴비는 20㎏들이 1포대에 3500원. 부유물로 만들어 둔 퇴비는 자그마치 2억원 어치다.

댐 부유물을 퇴비로 만들어 부유물 처리비를 줄이고 농가는 무상으로 퇴비를 쓰는 데다 상수원의 수질도 개선하는 등 1석3조의 효과를 거둔 것이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그러나 태풍 등 큰비가 온 뒤에는 부유물이 초본류 대신 목본류가 많아 퇴비화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안동=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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