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리던 벤처업계 '스타CEO' 전하진씨 또 시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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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벤처업계 '스타 CEO' 전하진(45.사진)네띠앙 사장이 또다시 시련을 맞았다. 네띠앙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인터넷 복권회사인 로토토의 전 사장 손운수(35)씨를 대표이사로 새로 선임했다.

田사장은 앞으로 오프라인 노래방 사업인 '뮤직 네띠앙'에 주력하고 포털사업 부문은 신임 孫사장이 맡기로 했다. 표면상으로는 공동대표 체제이나 네띠앙의 주력이 온라인 사업인 만큼 田사장은 사실상 2선으로 후퇴했다.

田사장은 1998년 한글과컴퓨터의 최고경영자(CEO)로 벤처업계에 데뷔했다. 당시 국민운동을 통해 '아래아한글'을 살린 이민화 전 메디슨 회장이 한컴의 전문경영인으로 스카우트한 것이다.

이후 한컴은 '인터넷기업'으로 변신, 닷컴 열풍을 타고 코스닥시장에서 승승장구했다. 田사장은 TV 광고 등에 출연하며 벤처업계의 스타로 떠올랐고, 인하대 겸임 교수와 코스닥등록법인협의회 이사를 맡는 등 대외 활동도 활발히 했다.

하지만 닷컴 열풍이 식으면서 田사장의 입지도 급격히 좁아졌다.

결국 田사장은 2001년 9월 한컴 사장에서 물러나 한컴의 자회사인 네띠앙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재기도 쉽지 않았다.

네띠앙은 한때 개인홈페이지 사업으로 주목받던 회사였으나 이후 수익모델 부재와 급격한 회원수 축소로 어려움을 맞았다. 신규사업으로 서울과 용인 수지에 2개의 직영 노래방을 냈지만 이마저도 불황의 여파로 체인점포 확장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결국 네띠앙은 지난 3월 대규모 감자를 실시했고 제일창업투자가 20억원을 투자해 네띠앙의 지분 64.7%를 인수, 새로운 대주주가 됐다. 감자 이후 田사장의 지분도 1% 이하로 줄어 들었다.

田사장은 그러나 1일 "온라인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다"라며 "재충전의 시기를 가진 뒤 반드시 재기하겠다"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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