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1000㎞ 행진하는 생명·탈핵 실크로드 준비단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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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출발해 2년 동안 26개국 1만1000㎞를 순례하며 생명·탈핵 메시지를 전하는 '21세기 신(新)실크로드' 행진이 추진된다.

내년 5월부터 2년 간 26개국 순례
원전 감시 국제기구 창설이 목표

불교·원불교 등 종교계 인사와 학계 인사들로 구성된 생명·탈핵 실크로드 준비단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출범식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실크로드 행진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행진 계획을 보면 내년 5월 3일 부처님 오신 날 순례를 시작, 2년 뒤인 2019년 4월 21일 부활절에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하는 1만1000㎞의 여정이다.

일본과 대만·베트남·라오스·미얀마·인도·네팔·이란·아제르바이젠·루마니아·헝가리·오스트리아·독일·스위스 등을 거치게 된다. 도보행진을 위주로 하지만 바닷길이나 안전이 문제가 되는 일부 구간은 항공기로 이동할 예정이다. 준비단은 행진 과정에서 달라이라마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면담도 추진하고 있다.

준비팀장을 맡은 수원대 부동산학과 이원영(59) 교수는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핵 참사가 발생했지만 유엔이 한 일은 없다"며 "지구촌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다른 차원의 노력이 필효하다는 판단에서 순례를 계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 7월 말 현재 전 세계에는 446개의 원전이 가동중이고. 이들 원전이 안전하게 폐기될 때까지 그 위험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국제기구가 있어야 한다"며 "순례를 통해 각국의 사람들과 공감하면서 국제기구를 결성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준비팀은 순례의 재정적 지원과 홍보 등을 위해 '생명·탈핵 실크로드 100인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이날 김영호 전 산업자원부장관을 상임공동대표로, 김용복 아시아태평양생명학연구원장과 원불교 천지보은회 이선종 대표를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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