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연재소설『늘푸른 소나무』|난세를 헤쳐가는 다양한 주인공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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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3월16일(일부지방 3월l7일)부터 중앙일보에 연재되는 새 시대소설『늘푸른 소나무』(김원일 작·최연석 그림)는 이제까지의 다른 역사소설·시대소설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방대한 스케일, 치밀한 구성, 새로운 기법의 일대 파노라마가 전개되리라는 점에서 연재가 시작되기도 전에 독자들의 관심과 기대가 쏠리고 있다. 한일합방부터 일제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전개될 『늘푸른 소나무』에는 뚜렷하고 특이한 개성의 인물들이 수십명 등장하여 종횡무진의 활약상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 가운데 주요 등장인물 7명이 연재에 앞서 독자 여러분에게 인사드린다. 이들 등장인물의 면면에서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대충 감지될 것으로 믿는다. <편집자주>

<어진이>
주인공 주율의 어릴 때 이름. 노비의 아들로 태어나 16세 때에야 비로소 글을 깨우친다. 섬약한 체질에 내성적인 성격이었으나 시대와 환경이 그로 하여금 적극적인 인물로 변모시킨다. 밑바닥 인생 체험과 끊임없이 닥치는 고난을 통해 패륜아로까지 떨어지나 부단한 자기 회의와 각성을 통하여 정신적 성장을 거듭, 민중의 지도적 인물로 부상한다.
불교·기독교를 거치며 큰 깨우침을 얻고 실천적 민족신앙에 정착하지만 세속과 초월의 갈등으로 평생 괴로와하는 품성이다.

<정 심>
중인 집안 출신으로 소년과부가 되어 어진이를 만난다. 얼음장 같이 차가운 외모이나 숯불의 열정을 숨긴 여자. 평소에는 조용하고 순종적이지만 성정이 발동하면 사내처럼 민첩하여 맺고 끊기가 서릿발같다. 어진이의 정신적 성장에 내조한다.

<백상충>
유생(유생)출신의 지식인으로 독립운동가. 어진이의 소년기 스승이다. 의병활동으로 불구가 된 절름발이다. 끈기가 있고 사리판단이 분명한 이지적 인물. 경남 울산 지방 항일운동의 상징적 존재로 3·1만세운동 때 시위를 주도한다.

<강중우>
일찍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물을 터득하고 돌아온 울산 헌병 분견소의 조선인 헌병. 성격이 치밀 간교하며 출세욕에 사로잡힌 편집광. 처음은 백상충과 대결하다 평생 어진이의 뒤를 쫓는 그림자가 된다.

<선 화>
어진이의 누이로 청맹과니. 용모가 수려하다. 객주집 안마사가 되었다가 주역(주역)을 익혀 점술가로 독립한다. 사람의 운명을 꿰뚫는 마음의 눈을 가져 어진이가 위기에 닥칠 때마다 돕는다.

<최학규>
부산 도선장(도선장) 객주(객주)의 아들로 성격이 호방하며 의협심이 강하다. 성미가 급하며 운명적으로 늘 사건을 달고 다닌다. 어진이와 의형제를 맺어 그를 따른다.

<김기조>
소작 집안 출신으로 꼽추. 꾀가 많고 이재(이재)에 밝으며 색을 탐한다. 어진이가 패륜아로 전락할 때부터 함께 어울려 마지막까지 그와 운명을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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