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촛불집회] 경남 창원에서는 1만여 명의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 '촛불 파도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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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퇴진하라. 최순실을 엄단하라.”

19일 오후 6시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시청 앞 광장. 경남지역 40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대통령 퇴진 경남운동본부(이하 경남운동본부)’에서 마련한 시국대회에 참가한 1만여 명의 경남지역 시민들이 사회자의 선창에 맞춰 이같이 외쳤다. 시국대회가 열린 창원광장은 유모차를 끌고 나온 부부, 중·고등학생, 중절모른 쓴 노인 등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 광장의 절반 이상을 가득 채웠다. 이들은 대부분 한 손에는 촛불을 들고 다른 한쪽에는 ‘박근혜 퇴진’이라고 적힌 종이피켓을 들고 있었다. 사회자의 구령에 맞춰 몇 차례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파도타기’를 하기도 했다.

이날 시국대회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가면을 쓴 두 명의 여성이 나서 최순실이 말한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각종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을 풍자하는 연극을 선보여 청중들의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이날 시국대회는 초반 2000여 명의 사람들로 시작했으나 시간이 지날 수록 사람들이 불어나 30분쯤 뒤에는 1만명(주최측 추산)으로 늘어났다. 가족들과 함께 촛불집회에 참가한 서인영(37·여)씨는 “지난번 서울 광화문 집회 때 100만명이 몰려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는데도 청와대의 반응이 없는 것 같아 우리도 힘을 모으자고 해 가족들이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박경민(17·함안고 1학년)군은 이날 무대에서 “오늘 이 자리에 한가지 이유로 모두들 모이셨다”며 “국민이 국가이고 그래서 국민이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만 경남운동본부 상임의장은 “오늘 우리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치심과 분노로 나섰다”며 “대한민국은 최순실·박근혜와 이들 범죄를 비호하고, 방관하는 자들의 것이 아니다. 박근혜를 하야시킬 때까지 단결하고 연대하며 싸우자”고 말했다.

이날 오후 7시 30분 시국대회를 마친 시민들은 중앙동 사거리까지 1시간 넘게 촛불행진을 하며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경남에서는 이날 창원 뿐 아니라 진주·김해·양산·거제·거창·사천·의령 등 모두 9개 지역에서도 동시에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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