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생은 일등-과학 실력-고교생은 꼴찌|미·일 등 세계 12개국|초중고생 대상 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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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우리 나라 고교생의 과학 실력이 미·영·일 등 세계 선진국을 포함한 12개국 중 꼴찌여서 과학 기술 입국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국민학교 때까지만 해도 1등이던 학생들의 과학 실력이 중학교 때는 9등으로 처졌다가 고교 때는 11위로 골지 선으로 뚝 떨어져 우리 나라의 과학 교육이 크게 잘못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 같은 사실은 오스트레일리아의 멜번에 있는 국제학력평가연구기구(IEA=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Evalution of Educational Achieve-ment)가 오스트레일리아를 비롯, 미·영·일 등 세계 12개국의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과학 교육 성취도 검사」결과에서 드러난 것으로 국민학교에서는 한국이 64·1점으로 미·영·일에 앞서 1위였으나, 중학생은 71점으로 1위인 헝가리를 비롯해 미·일·폴란드 등에 이어 9위로 처졌고, 고교생은 영국이 87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파푸아뉴기니에 이어 12개국 중 11위로 나타났다. <별표 참조>
IEA는 이 같은 검사 결과를 9일까지 중앙 교육 평가원에 통보해 왔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입시 위주의 암기 교육으로 실험이나 사고 및 수리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이 외면되고 있는 데다 ▲과학 교육 과정이 획일적인 교과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이들 전문가들은 과학 교육 진흥을 위해서는 다양성 있는 교과서 개발과 실험 실습 시설 및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분석·대책=박승재 교수 (서울대 물리교육과)는 임시 위주의 암기식 교육이 빚은 결과이며 과학 교육 과정이 판에 박은 기초 지식 전달에만 국한돼 있고 사고 능력을 신장시킬 수 없도록 운영되는 것도 큰 원인으로 지적했다.
임시에서 과학의 비중을 높이고 과학 교사의 사기진작과 함께 실험실·실험 기자재가 확보돼야 한다고 대책을 제시했다.
한종하씨 (한국 교육 개발원 전문 위원)는 암기 위주의 공부로 과학적 사고가 떨어진 결과며 현재의 임시 제도 아래서는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나 과학 탐구 능력이 계속 뒤질 수밖에 없으므로 자율적 학습 습관을 기르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기회에 학급 학생 수 축소와 함께 과학 실험 등 학습 자료 개발도 적극 추진할 것을 제시했다.
중앙 교육 평가원 관계자는 이같은 국제 비교 결과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특히 고교의 경우 파푸아뉴기니보다 뒤떨어진 것으로 나타난 점등으로 미루어 검사 대상에 과학 4과목 중 2과목만을 교육하는 인문계 학생이 절반 이상 포함돼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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