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 “선약 있어 노벨상 시상식 불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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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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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미국의 대중가수 밥 딜런(75·사진)이 끝내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16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최근 밥 딜런이 선약을 이유로 시상식에 참석할 수 없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다음달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스웨덴 한림원에 편지로 알려
“직접 받고싶지만 안타깝게도 불가능”
6개월 내 노벨상 강연도 미지수

편지에서 밥 딜런은 “직접 상을 받고 싶지만 다른 약속 때문에 안타깝게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노벨상을 받게 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영광”이라고 적었다. 한림원 측은 일단 밥 딜런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벨상 수상자의 시상식 불참은 예외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시상식 불참은 더러 있었다. 2005년 수상자인 영국의 극작가 헤럴드 핀터는 병원에 입원중이어서, 2007년 수상자인 역시 영국 작가 도리스 레싱은 고령 탓에 불참했다. 2004년 수상자인 오스트리아 소설가 엘프리데 옐리네크는 극심한 대인공포증 때문에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림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벨상은 그들의 것이며 밥 딜런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벨상 수상작에 관한 수상자의 강연 의무는 남아 있다”고 밝혔다. 관례상 수상자의 노벨상 강연은 시상식 후 6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 물론 밥 딜런이 이 강연을 할지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밥 딜런은 지난달 13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고도 2주일 가량 수락 의사를 밝히지 않아 한림원으로부터 “무례하고 건방지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다 이달 초 영국 런던에서 열린 자신의 미술전을 앞둔 언론 인터뷰에서 “수상소식을 듣고 말문이 막혔다. 물론 시상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마저도 “가능하다면(if it’s at all possible)”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 단서가 참석이 가능하지 않은 쪽으로 이번에 현실화된 셈이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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