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정대철 대표처럼 돈 돌려주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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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789''Mr 02'.

굿모닝시티 계약자협의회 계좌에 31일 이런 이상한 이름으로 두 차례 돈이 입금됐다. Mr.789는 3천만원, Mr 02는 2천만원. 협의회 측이 굿모닝시티 대표 윤창열씨에게서 돈을 받은 사람들로부터 그 돈을 돌려받기 위해 지난 7월 18일 국민은행 언주로지점에 협의회 명의로 개설한 계좌로다.

협의회 측에 따르면 오후 3시쯤 한 여성이 전화를 걸어왔다. "우리도 정대철 민주당 대표처럼 받은 돈을 돌려주고 싶다. 신분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는 것.

그래서 "반환금을 받는 은행계좌가 있으니 거기로 입금하라"면서 계좌번호를 불러줬다. 장난전화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면서도 한시간쯤 뒤 통장을 확인해보니 정말로 돈이 들어와 있었다는 것이다. 송금 장소는 둘 다 국민은행 내자동지점이었다.

정체불명의 돈 5천만원을 놓고 협의회 회원들의 해석은 분분하다. "尹씨 돈을 받은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검찰에서 수사를 받게 될 때 선처를 호소하려고 미리 정지작업 차원에서 꾀를 쓴 것""뒤늦게 계약자들의 딱한 사정을 알고 뉘우친 자진 반납""굿모닝과는 무관한 독지가의 선행"등.

하지만 협의회 측은 송금자가 누군지는 굳이 찾지 않기로 했다. 두 건의 입금으로 이날까지 통장에 들어온 돈은 모두 4억9천7백만원이 됐다. 민주당 조배숙 의원이 이날 협의회에 비서를 보내 "대표 尹씨에게 영수증을 발급하며 후원금으로 받은 돈"이라며 건넨 2백만원을 포함해서다.

이에 앞서 김한길 의원은 5백만원, 허운나 의원 1천만원, 정대철 민주당 대표가 4억2천만원을 차례로 협의회에 돌려줬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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