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 투자바람 그림으로까지 번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엔고 속에 미국전역에서 부동산·증권 등 일본인들의 투자 붐이 일고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그림에까지 매입 바람이 불어 대도시의 주요화랑과 경매장마다 일본인들의 발길이 붐비고있다.
덕택에 거장들의 작품시세가 「전대미문의 수준」 으로 치솟는가하면 다른 그림들까지 덩달아 값이 오르고 있는 실정.
얼마 전 뉴욕의 명화대경매에서 「몬드리안」 의 유화 한 점이 한 일본사업가에게 무려 5백만달러(약43억원)에 팔렸는데 이 낙찰가는「몬드리안」 의 작품시세로는 사상 최고액이었다.
또 최근 그리스티 경매장에서는 일본 수집가들이 인상파 작품과 현대판화들을 무더기로 사들였으며 소더비 경매에서도 엄청나게 비싼 19세기 유화 2점등 다량의 작품들을 매입했다.
일본인들의 이 같은 그림사재기는 최근 엔고로 상징되는 재력에 바탕 한 것이지만 또 하나 서양명화의 소장을 사회적 신분의 과시수단으로 여기는 일국 내 풍조에서도 연유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뉴욕과 동경에 화랑을 갖고있는 한 일본인 화상은『일본기업가들이 미 회사를 방문, 사장실에 명화들이 걸려있는 것을 보고 나면 금방 뉴욕 맨해턴의 화랑가로 달려간다』 며 연초에 뉴욕에서 4백만달러 어치의 그림을 사다가 한달 만에 동경에서 6백만 달러에 팔아치웠다고 말한다.
【워싱턴=장두성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