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술자격증 대여한 브로커 등 214명 입건

중앙일보

입력

 
건설업체에 건설기술자격증을 빌려준 이들과 이를 알선한 브로커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김포경찰서는 10일 건설기술진흥법 위반 혐의로 브로커 A씨(54)를 구속하고 다른 브로커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같은 혐의로 자격증을 빌려둔 건설기술자 124명과 자격증을 빌린 건설업체 관계자 87명도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201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서울 강서구와 인천 남동구에 있는 건설기술자들에게 돈을 주고 자격증을 빌려 이를 건설업체에 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이 과정에서 챙긴 돈만 9억2000만원에 이른다.

이들은 건설업체가 해당 건설면허 유지를 위해서는 업종별로 2명에서 12명의 기술인력을 고용해야 하는 점을 노렸다.

A씨 등 브로커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이들에게 50만원에서 450만원을 주고 건설기술자격증을 빌렸다. 이후 이를 건설업체 대표 등에게 100만원에서 900만원을 받고 빌려줬다. 건설업체 운영자들은 기술자 고용 비용을 아끼기 위해 자격증을 빌려준 건설기술자들이 회사에 실제로 근무하는 것처럼 4대 보험에 가입하고 급여 내역을 조작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적발된 건설기술자 대다수는 관련학과 졸업만 하고 경력이 없는 주부이거나 나이가 많아 일할 수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브로커들에게 돈을 받고 건설업체에 자격증을 빌려준 건설기술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포=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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