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형 범죄의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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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 사회에 범죄가 늘어나는 추세에 더하여 범죄 경향 또한 갈수록 특이해지고 있는 것은 여간 우려스럽지 않다.
범죄가 나날이 지능화하고 흉폭해지고 기동화 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나타난 현상이지만 한동안 뜸했던 택시강도가 요즘들어 부쩍 늘어난 것은 기이한 현상이다.
범죄의 복고현상은 그렇다 치더라도 범인들의 태반이 10대 아니면 20대 초반이고 범행동기가 빈궁형이 아닌 유흥형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을 그대로 투영하는것 같다.
범죄가 증가하는 것은 첫째로 치안이 무력하거나 지나치게 편중해있기 때문이다. 범죄를 저질러도 잘 잡히지 않고 감시의 눈도 뜸한데서 비롯된다. 범죄예방과 검거가 부진하면 범인들이 활개를 치게 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범죄를 신고해 보았자 경찰이 잘 잡아주지 않고 오히려 번거롭기만 하면 피해자도 신고를 꺼릴것은 정한 이치다. 범죄신고의 저조는 더 많은 범죄를 조장하는 셈이 되어 오늘날과 같은 범죄의 악순환을 낳고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없어지는가 했던 택시강도까지 또다시 고개를 드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택시강도의 연령층이 두드러지게 낮고 범죄동기 또한 빈곤형이 아니라는 사실은 그 책임을 단순히 치안부재에만 돌릴 사안이 아닌것 같다.
84년의 통계만 보아도 전체 강도범의 43.3%가 10대가 차지했고 강도 살인은 45%, 강도강간은 49%가 미성년들이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의 67%가 양친이 있는 정상적인 가정환경에서 살고 있으며 청소년 범죄의 절반 가까이가 사치품을 사거나 유흥비를 마련하려고 저지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해 경찰에 검거된 학교주변 폭력배 일당만 해도 멀쩡한 가정의 청소년들이 1백50차례나 동료 학생들에게 폭력을 휘둘러 금품을 빼앗고 피해자가 학교나 가정에 알리면 폭력과 협박으로 괴롭히고 등교를 방해했다. 이들은 빼앗은 돈으로 유흥가와 윤락가 출입을 일삼았다.
휘황찬란한 황금의 위세 앞에 병든 청소년의 모습이다.
돈과 권세가 판을 치는 듯한 어른들의 사회가 10대들의 마음을 병들게 하고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가정과 사회와 교육의 결함이 이들 범죄의 배경으로 깔려 있다면 그 대책도 치안 차원에서만 처방을 찾아서는 안될 것이다.
사회가 도덕성을 찾고 가정이 건강해져야하고 교육이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행정을 비롯한 국가적 관심도 이문제의 심각성에 눈을 떠야 한다.
청소년 범죄꾼들에 대한 처별도 단순히 검거와 수용을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비행을 선도하고 교정해 정상인으로 복귀시키는데 주안을 두어야할 것이다.
치안정책은 칭소년범죄 근절을 위한 다각적인 연구를 집중해 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사치와 낭비, 퇴폐의 분위기와 찰나와 한탕주의, 황금만능의 가치관을 건전한 것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본질에의 접근이다. 청소년 범죄를 더이상 방치하거나 방관하고 있다가는 우리사회는 수습키 어려운 위기에 빠져든다는 것을 명심해 국가와 사회에 의무를 지우는 기본제도등 대응책을 마련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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