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추억] 여성 듀엣 ‘바니걸스’ 쌍둥이 언니 고정숙 별세

바니걸스의 쌍둥이 자매 고정숙(왼쪽)·재숙은 얼굴부터 의상, 춤까지 늘 비슷해 화제였다. [중앙포토]

1970년대 인기를 끈 쌍둥이 여성 듀오 ‘바니걸스’의 언니 고정숙(62)씨가 31일 별세했다. 유족 측은 “올 1월부터 암으로 투병하다 새벽에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고정숙·재숙 쌍둥이 자매로 구성된 바니걸스는 71년 ‘하필이면 그 사람’으로 데뷔했다. ‘록의 대부’ 신중현이 작곡한 곡이다. 바니걸스의 모친이 두 딸을 가수로 만들기 위해 고향 부산에서 상경해 신중현을 찾아간 일화로 유명하다.

발랄한 노래·춤으로 70년대 풍미
한때 ‘토끼소녀’로 팀명 바꾸기도

국악예고 출신인 자매는 뛰어난 가창력과 발랄한 안무로 인기를 끌었다. 원색 타이즈와 미니스커트 등 파격적인 패션도 화제였다. 군사정권의 외래어 추방조치로 바니걸스에서 토끼소녀로 그룹명을 바꿔 활동하기도 했다. 대표곡으로는 ‘그 사람 데려다주오’ ‘그냥 갈 수 없잖아’ ‘검은 장미’ ‘짝사랑’ 등이 있다. ‘워터루’의 경우 스웨덴 4인조 혼성 그룹 아바의 히트곡을 번안한 곡이다.

유족으로는 딸 우사라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5호실이며 발인은 2일 오전 7시, 장지는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이다. 02-2019-4005.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