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 따기…「대학교수」|뽑기 꺼려 빈자리 100개대 9,526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대학교수 자리가 하늘의 별 따기다. 자리는 비었으나 채우지 않기 때문이다.
박사학위가 없으면 아예 경쟁도 할 수 없으며 평균 경쟁률이 20∼30대1에 이른다.
이 때문에 교수자리 확보에 학벌·지연·혈연이 총 동원되고 거액의 사례금이 오가는 등 부조리까지 끼어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이 같은 현상이 대학의 교수·학생간 학업 및 진로지도 기회와 면학분위기 조성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 86년 감사를 통해 문교부에 시정을 지시했다.
◇교수 빈자리=22일 현재 전국 1백 개 대학의 교수직 빈자리는 9천5백26석. 가톨릭대 2백28명을 비롯, 한림대 89명·서울대 77명 등 법정 정원 초과 7개대 4백26명을 제외하면 9천9백52석을 채워야 법정 정원이 확보된다.
그러나 각 대학은 법정 정원을 채우지 않은 채 그대로 두고도 교수 채용을 기피, 공채 공고만 나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몰려 박사 학위 소유자들 끼리만도 평균 10대1의 경쟁을 치르고 박사 학위가 없는 사람은 원서조차 내지 못할 지경이다.
특히 정원이 동결되고 졸업정원제가 폐지되면서 학생 수가 오히려 줄어들자 지난해 종합대학으로 승격된 K대 등 10여 개 대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이 내년 신학기를 대비한 전임 교원 채용을 않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대부분 사립대에서 두드러지고 있는데 서울 사립K대의 경우 9명 정원에 2명, 또 다른 사립대과 K대의 경우 64명 정원에 23명만을 전임으로 확보하고 나머지를 시간강사에 의존, 인건비를 다른 용도에 전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 취업난=81년 대학정원 대폭 증원으로 교수 수요가 늘어나면서 교수 지망생도 늘어 지난 2월까지 박사학위 취득자는 『국내에서만 5천3백25명. 올해만도 1천6백3명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대학의 전임강사 이상 자리를 얻은 사람은 2천7백78명으로 52%. 2천5백47명이 전임교원 자리를 얻지 못했다.
신설된 지방국립 K대가 지난해 전임40명을 모집하자 박사학위 소유자만 국내외에서 3백여 명이 몰리는 북새통을 벌였었다.
◇전임확보 상황=1백 개 대학 중 법정 정원을 확보한 대학은 국립에서는 서울대와 한국체육대, 사립은 가톨릭대·한림대·대구·수원·광주가톨릭대 등 7개교. 93개교가 법정정원미달이다.
그 가운데서도 문교부가 제시한 최소기준인 7O% 미달 대학이 그리스도대·국제대 등 62개 대학이다. 일부는 20∼30%만을 확보한 대학도 있다.
◇대책=문교부는 앞으로 교수의 법정 정원 확보율이 70%에 미달하는 대학에는 감사 활동을 통해 예산 집행 내용을 감독하고 정원 증원이나 국고지원 등의 행정 및 재정적 지원 대상에서 이들 대학을 제외키로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