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통화 증가율 18% 유지 통화긴축…년말 자금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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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총 통화증가목표 18%유지를 위해 정부가 강력한 통화긴축에 나서 연말을 앞두고 기업들이 심한 자금압박을 겪고있다.
당국이 각 은행에 대출잔액을 지난 4월 수준으로 줄이도록 지시, 이미 가계대출을 포함한 신규일반대출 창구가 사실상 막힌 것은 물론이고 기존 대출의 일부를 예금으로 까는 예대상계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연말자금 확보를 위해 단자 등을 찾아 나서고 있으나 단자·보험증권 등 제2금융권도 통화안정증권 인수로 자금여유가 거의 없어 돈 빌기가 극히 어려운 상태다.
22일 통화당국에 따르면 한은이 11월중 2천7백37억원의 대 시중은행 대출금을 환수한데 이어 12월에도 3천억∼3천5백억원의 대출금을 회수할 방침이어서 그동안 대출재원을 한은에 크게 의존해온 은행들로서는 기존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초과 대출상태인 각 은행들은 대기업의 기존대출을 예금으로 상쇄하는 편법을 동원, 8할 이상이 기업자금인 정기예금의 경우 12월 들어 보름사이에 1천6백여억원이, 정기적금은 4백여억원이 각각 줄어들었다.
이미 은행들은 올해들어 5∼6차례의 예대상계로 6천억∼7천억원의 대출을 예금으로 상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통안증권도 12월 들어 3천8백66억원을 새로 발행, 통안증권 발행잔액이 3조원을 넘어섰으며 연말까지는 2천억원 정도 더 발행할 예정이다.
자금이 필요한 대기업들은 따라서 그 동안 외면해 오던 단자 사 등에 몰리기 시작했으나 단자 사들도 어려워진 자금 사정 때문에 CP(신종기업 어음)매입을 대폭 줄이는 실정이다.
단자 사들의 CP매입 잔액은 20일 현재 3조2천79억원으로 11월말보다 20일 사이에 1천3백%억원이 줄어들었다.
자금난을 반영, 단자 회사들의 급전을 위한 콜금리도 12∼13%선에서 최근에는 16%선으로 급등했다.
통화당국이 이처럼 돈줄을 죄고 있는 것은 올들어 11월말까지 늘어난 총통화가 4조4천5억원으로 연말 통화억제 목표를 지키려면 6천9백12억원의 여유밖에 없으나 연말에 겹쳐드는 각종 자금 수요에는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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