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방 다이어트 열풍에…“의사들 화 나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최근 유행하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에 대해 대한비만학회에서 공동성명을 내는 등 의학계 전문가들이 불편함을 표하고 있다.

대한비만학회 이사를 맡고 있는 동국대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는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오 교수는 열풍의 원인이 된 방송을 언급하며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방식을 다룬 기존의 연구 결과들과 다르게 방송에서는 무분별한 다이어트 형식으로 소개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료하는 의사 입장에서 환자들이 혈당도 높아지고 고지혈증도 생기니까 화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고지방 저탄수화물의 핵심은 지방을 무조건 많이 먹으라는 게 아니라 탄수화물을 관리하는 것”이라면서 “탄수화물의 전체적인 양은 줄이되 몸에 좋은 탄수화물의 비율을 높여주는 형태의 다이어트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연구결과는 ‘칼로리만 줄인다면 굳이 지방을 아주 많이 억제할 필요는 없다’는 이론인데 삼겹살을 몇 인분 먹어도 되고 커피에 버터를 넣어먹어도 된다는 식으로 방영되면서 문제가 커졌다”고 말했다.

방송에 나온 방식대로 다이어트를 해서 실제로 살이 빠진 사람들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면 우리 몸의 근육과 지방조직이 분해되면서 살이 빠진다”면서도 “그런 다이어트 효과를 인정하는 논문에서도 6개월 이상 지속하기는 힘들다고 보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소중한 영양소이기 때문에 적절히 공급해줘야 하고, 포화지방이 쌓이면 심혈관질환이나 고지혈증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 교수는 “칼로리를 줄이면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다이어트 방법”이라면서 “뻔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연구 결과가 그렇게 나온다”고 덧붙였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