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순실 대학동기 "수업에 들어온 적 드물어"…'영애' 수행하느라 수업 게을리 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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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대학시절 수업에는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는 동기생의 증언이 나왔다.

최씨는 1975년 단국대 영문학과에 지금은 사라진 청강생 제도를 통해 입학했다. 청강생 제도는 일종의 정원외 입학으로 졸업 논문을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최씨의 동기인 A씨(60·여)는 26일 중앙일보와 전화통화에서 “나는 (최순실씨와) 같이 수업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최씨가) 수업에 들어온 적이 없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최씨는 아버지인 고(故) 최태민씨의 소개로 1970년대 중반 박 대통령을 만난 이후 학업을 멀리하면서까지 박 대통령을 수행하며 인연을 쌓아온 것이다.

복수의 단국대 영문학과 동문들은 “최순실이라는 후배가 있는지 몰랐다. 언론보도를 통해 단국대 출신이라는 것을 알았다. 정원 외인 청강생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1979년 2월 단국대 영문학과를 청강생 신분으로 수료했다. 청강생이라 졸업 논문을 제출하지 않아도 됐다. 학사 학위는 없다. 수료 성적은 평균 70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최씨는 단국대 대학원 영문학과에 연구과정으로 입학했다.

단국대 관계자는 “학적은 개인정보라 본인 외에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내 한 사립대학 관계자는 “최순실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각별한 인연이 드러난 점에 비춰 볼 때 대학 시절 최씨가 학업에 관심이 없었다면 영애를 모시기 위해 그런 것 아니겠냐”며 “70년대 후반에는 교수님께 양주 한 병만 드리면 낙제를 면하던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대학을 수료한 1979년 당시 아버지가 세운 단체인 새마음봉사단의 대학생 총연합회장을 맡았다. 당시 박 대통령은 새마음봉사단 명예 총재를 맡았다. 이후 최씨는 1980년대 후반 박 대통령이 이사장인 육영재단 부설 유치원 원장을 지냈다. 이후 박 대통령이 이사장을 맡은 한국문화재단 부설 연구원 부원장을 맡기도 했다.

 용인=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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