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고장에선] 사회교육원에서 새 꿈 가꿔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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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분임(49.전주시 덕진구 진북동).김명주(41.전주시 완산구 삼천동).최찬희(38.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씨는 가정주부에서 올해 전북도전.남원 춘향미전 등 각종 미술전시회에 입선해 화가로 변신했다.

이들은 대학에서 유아교육.영문학 등을 전공해 미술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다. 그러나 결혼 후 전북대 사회교육원 수채화반에 다니면서 미술을 배운 것이다.

김명주씨는 "자녀들을 키워 놓고 취미생활로 사회교육원 수채화반을 다녀 미술에 입문했다"며 "대학 사회교육원 등의 각종 강좌는 주부들 스스로가 잠재적인 능력을 계발하고 삶에 활력소를 갖게 해준다"고 말했다.

광주.대전.전북 지역 대학들이 평생교육 차원에서 운영하는 사회교육원이 시민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심지어 이들 교육원은 주부 등 시민들에게 일자리를 찾는 취업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색적인 강좌=전북대가 올 2학기에 개설한 사회교육원 강좌는 1백개가 넘는다. 대부분 현실에 적용되는 실용적인 강좌다. 특히 ▶재미있는 한문교실 ▶결혼준비교실 ▶비만치료관리 ▶노후복지 ▶놀이를 통한 부모교육 ▶실버교실 ▶증권투자 ▶파동생명학 ▶전자상거래 등은 눈길을 끄는 강좌다. 원광대도 집에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민간요법인 한의학을 비롯해 골프교실.미술치료 등을 개설했다.

대전 한남대는 교회음악.카운셀러 등 80여개 강좌를 개설했다. 이가운데 동화구연.예절지도.다도(茶道).논술.독서 등 8개 과정은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과정이다. 이밖에 미인도(인물화).스포츠마사지.생활지압.발관리.글짓기 지도사.부동산전문상담사.선물포장 과정 등도 있다.

45개 과정이 운영되는 배재대 평생교육원도 원예치료사.패션페인팅.건강달리기.실버인터넷.호스피스.중국기공체조 등의 강좌를 개설했다. 그런가 하면 전남대는 노인교육전문가 양성, 문화지킴이교실 등이 개설됐다.

취업 위주의 운영=전북대 사회교육원에서 지난해 장애인.노인.호스피스 등 사회복지 강좌를 다닌 수강생 1백여명 중 60여명이 각종 복지기관에 취업을 했다.

김인숙(36)씨는 "2000년부터 전북대 사회교육원 사회복지 강좌를 2년간 듣고 복지시설에 취업, 노인들을 돌보고 있다"며 "사회복지 자격증은 없지만 취업해 제2의 인생을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광대 사회교육원도 유아교육을 비롯해 각종 강좌를 수강한 주부 40여명이 취업을 했다.

익산 Y복지기관 권영근 원장은 "사회교육원을 다닌 수강생들이 자격증은 없지만 업무를 처리하는데 전문가들 못지 않아 직원들을 채용하는데 이들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남대의 경우 교육부 지원을 받아 ▶노인교육전문가양성 프로그램 ▶세대가 함께하는 문화지킴이 등 2과목에 대해 수강료를 받지않고 운영한다. 또 수강생들이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학점은행제도 만들었다.

사회교육원의 인기는=각 강좌마다 경쟁률은 다르다. 쉽게 취업을 할 수 있는 강좌는 10대1 이상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사회복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전북대가 개설한 실버교실.특수아치료교실은 지난해 40명 모집에 5백여명이 몰렸다.

원광대 한의학 교실은 올해 2학기 때 4백여명이 접수했다. 또 주부들이 선호하는 미술.음악과 관련된 강좌도 대부분 4대1이 넘는다. 박관옥(38.익산시 남중동)씨는 "1학기 때 한의학 교실에 접수하기 위해 등록 첫날 새벽부터 줄을 서 기다렸다"고 말했다.

어떻게 모집하나=전북대.원광대.전주대 등 전북도내 대학들은 각 강좌의 정원은 40명이며 신입생은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전북대는 8월20일까지 모집하며 지원자격은 제한이 없다. 수강료는 각 강좌마다 다르지만 한 학기당 평균 20만원 안팎이다. 대부분의 사회교육원은 노인들에게 10(60~64세)~20%(65세 이상) 할인 혜택을 준다.

15주 동안 매주 하루 교육을 하는 대부분의 강좌는 신입생을 무시험으로 모집하나 초등학교 영어회화지도 강좌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해야 하고 인터뷰 등 면접을 거쳐야 한다. 간병사.특수아치료교육은 중학교 이상 졸업자로 제한하고 있다. 광주.대전 지역 대학들이 운영하는 사회교육원도 마찬가지다.

서형식.천창환.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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