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냐" 신문사에 전화 빗발|김일성 사망설에 시민들, 높은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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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김일성의 사망설이 돌기 시작한 l7일 아침 각 직장·단체의 공무원·회사원들은 출근하자마자 일손을 놓은채 놀라움과 함께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 등을 놓고 심각한 분위기.
상오10시가 지나면서 언론기관에는 이를 확인하려는 전하가 잇따랐고 대부분의 시민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
서울 장충동 이북5도청에는 17일 상오 나이가 든 실향민들이 모여들기 시작, 혹시나 기일성의 사망으로 통일돼 꿈에도 그리던 고향산천을 가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성급한 기대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들은 『사실이라면 기쁜 소식』이라고 밝은 표정을 짓다가도 『김일성이 죽은 후 권력다툼으로 엉뚱한 일을 저지른다면 큰일』이라며 우려했다.
또 기업체에서는 김의 사망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점치기에 바빴으며 증권가 동향·정보수집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실향민 홍윤기씨(52·서울동대문시장 상인)는 『해방직후 공산당에 의해 집안이 풍비박산돼 가족들이 돈 한푼없이 월남했기 때문에 김일성이라면 이가 갈린다. 그런 김일성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무척 반갑다』고 말하면서도 『김일성보다 더 호전적인 김정일이 정권을 잡을 경우 남침위험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홍씨는 『북한에도 온건세력이 정권을 잡아 남북대화가 평화적으로 이루어져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통일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남대문로4가 S통상 사무실에는 직원들이 17일 상오 무역관계서류를 챙기다 「김일성이 사망한 것 같다」는 보도가 있자 일손을 놓은채 직원끼리 김일성의 후계자문제와 김일성의 사망이 우리사회에 던져줄 파문등에 관해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또 서울 논현동 S물산은 증권담당자를 증권회사와 거래소에 보내 주식동향을 수시로 보고토록 하고 부장급 간부회의를 열어 경제전반에 미칠 영향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에 바빴다.
고대생 박금철군(22)은 『김의 사망이 확실하다면 북괴내부의 세습체제 등 복잡한 권력구조에 비춰볼때 무모한 도발이 우려된다』며 『정부는 물론 국민 모두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때』 라고 말했다.
주부 최영윤씨 (28·서울성북2동450) 는 『1인 독재체체로 항상 위협의 대상이 되었던 김일성이 숨졌다니 우선은 안도의 기분이다. 김의 포악함은 어렸을때부터 귀에 따갑도록 들어와 항상 짓눌린 느낌이였는데 숨통이 다소 트이는 것 갈다』고 말하고 김일성의 죽음을 계기로 대공안보태세를 한층 더 굳건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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