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불안·초조해 말고 차분히 마무리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87대입학력고사가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수험생들이 갖가지 예측에 불안해 하고 있다. 고사를 눈앞에 둔 수험생들의 이 같은 불안에 일선교사들은 『모두가 똑같은 조건으로 불안할 필요가 없다』며 달래고 있다.
『작년보다 평균10점은 올라간다』 『서울대가 모집인원 3백5명을 줄이고 연·고대등이 작년과 같은 수준을 뽑는데 서울지역 응시자는 많아져 전기 명문대를 들어가려면 2백90점을 맞아야 한다』는 등 한결같이 초조감을 더해주는 말들뿐이다.
그러나 이 같은 풍문의 허실을 알고보면 초조해 할 것도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는 것이 교사들의 충고다.
◇10점 더 받아야 한다=수험생들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이 이번 학력고사 문제가 과연 얼마나 쉽게, 또는 어렵게 나올까 하는 것이다.
수험생들 대부분이 이번 학력고사는 예년보다 쉽게 출제돼 상위권 학생들은 10점, 중위(중상)권은 6∼7점, 중하위권은 5점정도를 더 따내야 한다고 믿는다. 즉 각 대학의 커트라인이 작년보다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이다.
입시관계자들은 지난 10월 모의고사를 치를때 예년 수준에서 출제 했던 것과 11월에 모의고사문제를 학력고사가 약간 쉽게 출제된다고 보고 이에 맞춰 출제한 결과 이 같은 점수차가 났다는 점을 들어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을 가려낸 작년 수준에서 10점 정도를 더 보태야 갈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같은 예측이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것은 또한 모든 수험생에게 같은 조건으로 해당됨을 알아야 한다.
평가원측은 이 문제에 대해『학력고사는 다음해 고3학생들에게 어떻게 공부를 가르치게 하느냐 하는 지침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시간내에 풀게하기 위해 문제를 쉽게 내는 것은 있을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또 작년수준과 올해수준을 견주는 것도 무리가 있으며 학교별로 보는 모의고사로 전체학생들의 성적·실력을 가늠하는 척도로 쓴다는 데는 무리가 있다.
물론 이번 학력고사가 예년에 비해 다소 쉽게 출제될 가능성은 있지만 꼭10점을 더 맞아야 안심할수 있는것은 아니므로 수험생들은 주위말에 너무 신경쓰지 말아야 한다.
◇재수생이 유리하다=지난해까지만 해도 교과서가 바뀌어 시험에 불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재수생이 이번 학력고사에선 단연 유리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학생들은 그이유를 시험과목이 9과목으로 줄어든데다 국·영·수가 재수생들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국·영·수의 비중이 커졌고 시험과목 축소에 따라 암기과목에 할당한 시간이 많아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고3학생들은 지금까지 새로 개편된 교과서로 3년간 줄곧 배워왔다. 이번 학력고사에 출제되는 문제는 바로 새교과서에 의해 출제되는 것인 만큼 시험과목축소는 재수생에겐 유리하겠지만 고3학생들에겐 자신들이 배워온 새교과서 범위내에서 나온다는 생각을 하면 서로 이익도 손해도 없을 것이다.
◇가사·실업문제가 어렵게 출제된다=수험생들이 제2외국어를 기피, 가사·실업선택에 몰리자 어느 특정과목을 택하는 수험생들에게 불리하지 않게 하겠다는 출제방침에 따라 가사· 실업을 어렵게 출제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추측이고 특정과목읕 택해 불리하지않게 하겠다는 원칙은 가사·실업과목에도 적용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제2외국어가 상대적으로 예년에 비해 다소 쉽게 출제될 가능성이 있지만 제2외국어와 가사·실업 선택간의 점수차가 크게 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시간을 적게 들여 손쉽게 딸 수 있는 것이 가사·실업점수인만큼 이과목을 선택한 수험생은 다른 과목에 남는 시간을 활용할 수 있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전체적으로 무엇을 택하든 걱정할 것은 없는 것이다.
▲수도권 전기대 경쟁률이 높아진다=입학인원이 4천7백여명 줄었고 지원자는 1만9천여명 늘어 전체적인 경쟁이 늘어난데다 서울대등 수도권은 모집인원을 줄인반면, 서울지역 응시자가 1만5천여명 늘었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불안해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률이라야 전년도보다 다소 높아지겠다는 것이고 현재로선 시험을 보지않아 상위권·중위권등의 성적분포가 어떻게 될지 알수 없으므로 미리 이것에 대해 초조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시험장에서 최선을 다해 내가 얻은 점수대로 대학을 맞춰가겠다는 느긋한 자세도 필요한 것이다.

<김종선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