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을 점령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이라크 정부군의 전면전이 다가오면서 “이 도시에서 피란민이 100만 명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라는 지적이 나왔다.
토마스 바이스 국제이주기구(IOM) 이라크 담당은 전화 인터뷰에서 “IS가 이라크 내 마지막 거점 지역인 모술을 지키기 위해 주민 수 만 명을 강제로 도시에서 쫓아내고, 이들이 전선에서 포위당하거나 심지어 IS에 의해 인간 방패로 잡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모술엔 160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이어 “화학 무기 공격도 있을 수 있는데, IOM은 아직 충분한 마스크를 확보하지 못했다”라고도 했다.
유엔 이라크 담당 인도주의 조정관인 리즈 그랑드도 “최소 70만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피난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최악의 상황은 도시 상당 부분이 파괴되면서 사람들이 수 개월간 피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이 40만 명을, IOM이 20만 명을 각각 수용하는 추가 피난처 설치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모술 탈환 작전이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왔다. 이라크 쿠르드 민병대 페쉬메르가 시르완 바르자니 준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 같다. 모술까지 접근하는데 2주, 모술 안에서 싸우는데 2개월이 걸릴 것 같다”라며 “기상 상태가 나빠 전투가 더 길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수복 작전이 장기화 되고 이 과정에서 난민이 발생하는 상황이 점점 현실에 가까워지자 유럽에선 다시 테러의 공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영국 외교관 출신인 줄리언 킹 유럽연합(EU) 안보담당 집행위원은 독일 일간지 디벨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정부군이 모술을 수복할 경우 IS 지하디스트들이 EU로 유입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절대적인 수가 많지는 않겠지만 소수의 지하디스트도 우리가 대비해야 하는 심각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정종문 기자 peroson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