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절단기로 철문부수고 진입|경찰 5백명 동원…저항안해 충돌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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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경찰의 민통련 사무실 폐쇄는 예상했던 일인 때문인지 대기하고 있던 간부들과 별다른 층돌 없이 1시간30분만에 모두 끝났다.
경찰은 11일 밤 영장을 발부받은 즉시 집행하지 않고 7시간쯤 뜸을 들여 농성중인 간부들이 영장발부 사실을 모두 알게 한 뒤 수색 작전을 폈다.
○…경찰은 민통련본부사무실로 통하는 복도철문의 손잡이가 안으로 잠겨 있어 해머 등을 동원, 손잡이를 부쉈으나 문이 열리지 않자 산소통 2개가 달린 절단기를 동원, 철문을 절단했다
이 과정에서 복도 안쪽에 쌓여있던 종이상자에 용접불꽃이 옮겨 붙어 불이나 진화작업을 벌이기도.
이 화재로 10여m의 복도가 연기에 휩싸여 한때 앞을 분간 할수 없었다.
○…분도빌딩 맞은편에 있는 구장충파출소에 임시지휘본부를 설치한 경찰은 12일 상오5시20분 정해수중부서장의 지휘로 작전을 개시.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병력5백67명을 분도빌딩주변에 배치했다.
경찰은 상오6시40분 사복경찰 10명이 먼저 사무실안으로 뛰어 들어가 투신 등에 대비, 창문 등을 막아섰으며 고가사다리차를 동원, 옥외스피커를 제거하고 매트리스 20여장을 건물밖에 깔기도 했다.
○…경찰의 진입이 시작되자 철야 대기하던 회원들은 복도철문과 사무실철문을 철사로 묶어 안으로 잠그고 사무실 입구에 책상· 걸상· 소퍼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쳤으나 특별한 저항은 없었다.
사무실에 있던 계훈제의장대행과 성유보사무처장 등 29명 (여자 5명) 은 옥외스피커를 통해 『경찰이 사무실을 폐쇄하려 하고 있다』 는 방송을 되풀이하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동가」등을 계속 불렀다.
그러나 경찰이 사무실 문을 뜯어내고 진입했을 때 이들은 아무 저항 없이 경찰의 행동을 지켜봤다.
○…경찰은 상오6시40분 부터 민통련관계자들의 팔을 끼고 1명씩 밖으로 끌어냈다.
10분만에 29명 전원을 밖으로 끌어낸 경찰은 이들 중 성사무처장만을 연행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귀가시켰다.
○…계훈제의장대행(65)의 자택 (서울 방학2동 619의3)에 대한 수색은 12일 상오7시 서울 중부경찰서 김창덕경위등 7명이 계씨의 부인 김진주씨(56)에게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한 뒤 45분 동안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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