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선박 비서 수리권 따|미, 기지 정보 샐까 신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동경=연합】필리핀에서의 소련 선박 수리 문제를 둘러싸고 미 소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일본의 산케이 신문이 11일 일본 해운 업계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산케이에 의하면 소련은 최근 필리핀에서 상선·화물선 수리권을 획득, 빈번히 필리핀 내 항구를 드나들고 있어 미국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는데 필리핀 내 미군 당국은 특히 그들의수비크만 기지와 인접해 있는 필리핀 최대의 조선소 사용을 소련측에 허가했는지 여부에 비상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으나 필리핀측이 이에 대해 가부를 분명히 하지 않아 극도의 신경전이 계속되고있다.
미국측이 이처럼 소련 선박의 수비크항 출입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는 소련선박이 수비크항을 자유로이 드나들 경우 동남아 미군 동향 정보는 물론 서방측 해상 교통로 방위에도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정부는 수비크만 해군 기지, 클라크 공군 기지 등 7개 미 공군 기지의 존재를 감안하여 소련 등 사회 주의 국가 선박의 필리핀 내 수리를 거부해 왔으나 「마르코스」정권말기 소련과의 관계개선을 구실로 이를 허가, 현재 매월 10척 전후의 소련상선·화물선이 마닐라 항을 드나들며 화물을 실어내리고 있고 루손도 남쪽 다당가스 항구가 소련 선박의 수리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