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특 열어「본질」을 다뤄 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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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엽말단에 매달리지 않고 본질문제에 충실하겠습니다.』신임 김현규 신민당원내총무(49)는 자질구레한 형식을 싫어하는 그의 성격대로 본질문제(개헌)에의 진입을 취임 일 성으로 선언했다.
『이번 장기욱·심완구 의원의 발언시비도 낱말 몇 개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인데 이런 식이 돼서야 되겠습니까. 발언에 문제가 있다면 끝난 후 총무회담 등 채널을 통해 속기록삭제를 검토하는 등 정치적으로 푸는 방법이 있을 텐데…. 원숙한 국회운영이 아쉬운 때입니다.』
『교전 중에 말을 갈아타는 격이 되어 얼떨떨하다』는 김 총무는 첫 직무수행이 발언시비라는「지엽말단」적인 것이어서 매우 못마땅해하는 눈치.
정국이 꼬이는 가장 큰 이유로『민주화의 방향에 대한 여-야간의 원천적인 거리』를 꼽은 그는 그 거리를 좁히는 방법론에 대해서는『민주화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수 있는 사회를 건설하자는 것인 만큼 국민들이 당하고 있는 고통을 극소화시켜 준다는 차원에서 접근해 들어가면 방법이 나온다』고 말한다.
11대 초반부터 야당의 당직개편이 있을 때마다 총무물망에 올랐고 11대 야당의 예결위간사로 예산안을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주역을 해냈다.
-총무로서 당장 할 일은 무엇입니까.
『유성환 의원의 석방이 급선무입니다. 또 지금이 예산을 다루는 정기국회이기 때문에 예산심의에도 힘쓸 생각이 예요. 예산은 민생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소홀히 다뤄져서는 안되죠. 그러나 무엇보다 직선제개헌달성이 최대과제라는 점을 놓칠 수는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빨리 국회 헌특을 가동시켜 본질적인 문제를 다퉈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헌특 가동·예산중시 등 상도동계의 온건입장이 그의 말에서 느껴진다.
-대여기본입장을 어떻게 설정합니까.
『최근 정치적 위기설 등 갖가지 루머가 많은데 어떤 경우든 상대방에게 그런 구실을 주지 않고 우리의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게 소신입니다.』
-실례지만 좀 게으르다는 평이 있지 않습니까.
『(웃으며)정치는 초조하게 해선 안돼요. 여유를 가져야지요. 게으름뱅이라는 말은 기자들로부터만 듣고 있는데(웃음). 민한당을 정책정당으로 이끌었을 때를 기억해 주세요.』
-평소 내각제지지자로 알려져 있던데요.
『당인은 당론을 따를 뿐입니다.』
경북 군위 출신으로 6대 26세의 나이로 첫 출마, 세 차례 낙선했고 10·11·12대에 잇달아 당선.
11대 국회 말 7명의 민한당 의원들을 이끌고 지금의 신민당에 입당함으로써 신당바람에 큰 역할을 하는 등 뚝심이 있다.
부인 백경희 여사(40)와 2남. 취미는 바둑(아마 3단). <허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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