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러시아대사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배치에 대한 반대입장을 명확히 했다.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는 12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을 찾아 대화를 나누던 중 “(러시아는) 한반도 사드배치를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방어체계(MD) 구축 일환이라고 보고있다”며 “그런 기획을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티모닌 대사는 이어 “국제법을 위반하는 북한의 핵 활동을 반대하고,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외교ㆍ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미국의 행동은 한반도 긴장 완화와 남북 관계 개선에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티모닌 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이정현 대표가 "북한이 핵 실험을 이어가고 고도화 해가면서 우리 국민의 우려가 크다. 북핵을 억제하는데 러시아의 적극적이고 건설적 역할을 우리 국민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뒤에 나온 것이었다. 이 대표는 러시아 대사와의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비가 오는데 비를 그냥 맞아야 할 사람도 없을 것이고, 비를 맞는데 우산을 쓴다고 흉보는 사람도 이상하지 않느냐. 우리는 북한이 핵 비를 쏟아 붓는데 핵을 막는 우산을 쓰는 것이 기본이고 당연한 것”이라며 “이 입장을 더 강력하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 대사와 만났지만 결국 이견만 확인한 셈이다. 이 대표는 향후 중국, 미국, 일본 대사와도 만날 계획이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