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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미의 세계 볼 전자 현미경 개발|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공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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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금년도 노벨 물리학상은 원자나 바이러스 등 극 미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전자현미경을 개발, 물리학의 영역을 확장한 3인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에른스트·루스카」박사는 1932년 광선 대신 전자선을 쓰는 전자현미경의 기본설계를 완성, 광학현미경의 한계를 극복했다.
광학현미경의 배율은 빛의 파장에 따라 좌우된다. 즉 그 파장보다 작은 물체는 정확한 상이 맺혀지지 않는 것이다. 「루스카」박사는 빛보다 훨씬 파장이 짧은 전자선을 물체에 투과시켜 상을 맺게 하는 원리를 찾아낸 것이다.
전자선은 파장이 0·05옹스트롬 (1옹스트롬은 1억 분의1cm)으로 1∼2옹스트롬의 간격을 갖는 원자배열도 볼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몇 년 전까지 전자현미경은 물체를 수백만 배 확대해 볼 수 있었다.
4년 전 주사식터널링 현미경(STM)을 공동 개발한「비니히」와「로러」박사는 당시까지의 전자현미경의 한계를 넘어 간단한 원자배열구조까지 파악할 수 있게 했다. 터널링 현미경은 물체를 직접 영상화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거리에서 소립자로 주사, 물체의 표면구조를 원자 수준까지 관찰하는 기법을 응용한 것.
관찰대상인 물체에 전극인 금속막대를 10옹스트롬까지 접근시키면 전자와 전자사이에 터널효과가 일어난다. 이것은 대상물체를 주사, 그 굴곡을 다시 받아 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
이 현미경을 쓰면 종래의 어떤 현미경도 도달하지 못했던 0·1옹스트롬의 극 미 생물체도 관찰할 수 있다.
터널링 현미경은 아직은 초보이용단계이지만 용도가 넓어 유전자구조·반도체회로 설계 등에 응용될 전망이다.
이 현미경은 특히 결정구조가 아닌 생체의 3차원 구조 해상에도 뛰어난 성능을 갖고 있어 유전공학 등에의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뒤늦게 노벨상을 탄「루스카」박사는 서베를린의 르리츠하버 연구소에서,「비니히」와「로러」박사는 스위스 취리히의 IBM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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