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정상회담 장 주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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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인구 24만 명의 아이슬란드정부는 미-소 정상회담이라는 세계적 행사를 앞두고 공항을 봉쇄하고 소련에 대한 자극적인 광고물을 치우는가 하면 참호를 흙으로 채우는 등 불철주야 부산한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당국은 소련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소련대표단이 묵게 될 사가호텔 인근의 대형 게시판에서 해군전투기조종사들의 얘기를 다룬 미국영화『톰 건』의 광고를 제거하는 세심한 면모를 보였다.
아이슬란드의 경비능력이 매우 부족, 이번 회담의 경호에 미 중앙정보국(CIA)과 소 국가안보위원회(KGB)가 서로「협력」하는 이례적인 사태까지 생겨났다. 아이슬란드에는 군대가 없고 비무장 경찰 3백 명, 구조요원이 2백인명만 있을 뿐이다. 이 가운데 테러에 대처하는 경찰조직으론 바이킹 부대 원 15명이 고 작으로 이번 회담에 대비해 무장하는 요원은 이들뿐이다.
예비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소 양국 관리들은 회담장소인 호프디 별장의 화장실, 양국 원수들과 수행원들이 먹을 샌드위치, 그리고 의자 등 여러 가지를 놓고 경쟁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양국관리들은 특히 호프디 별장의 가장 크고 편한 화장실을 어느 쪽이 점유하느냐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소련 측의 한 관리는 화장실 사용문제를 둘러싼 미소간의 싸움에 관해『어이없는 일』이라고 평하면서 결국 이 문제는 양국 원수들의 결정에 달러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슬란드의 한 관계자는 양국간의 신경전이 미국 측에서 소련 측에 장황한 공식요구사항을 제시함으로써 시작됐으며 소련 측도 이에 질세라 요구사항을 서둘러 미국 측에 내 놓았다고 말했다.
식사문제에 관해 양국은 각각 별도의 요리사들을 동원할 예정.

<우리동포도 한 가구>
아이슬란드 같이 외진 섬나라에도 우리 동포가 한 가구 살고 있다.
충남 천안이 고향인 김대철씨(42)는 지난 71년11월 서독함부르크에 있는 조선소에 기능공으로 왔다가 74년10월 계약이 끝난 후 이곳으로와 12년째 살고 있다.
그는 이곳에 온 후 이 나라 최대의 스탈빅 조선회사에서 일하다 한때는 음식점도 열어 재미를 봤으나 작년9월 팔아 넘기고 다른 사업을 물색중이라고 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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