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서 공포의 10대난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9일 하오6시쯤부터 1시간30분 동안 서울 시흥본동889 기아산업 시흥공장 건너편부터 시흥2동에 이르는 2㎞의 상가·주택가에서 고교생이 낀 술취한 10대 조직폭력배 30여명이 생선회칼·도끼·톱·쇠파이프를 휘둘러 주민 1명이 다치고 방범초소·상점·주택유리창 50여장을 박살내는 등 난동을 부렸다.
경찰은 이 사건이 시흥동일대를 무대로 한 3∼4개 조직폭력배들의 원한이나 감정대립으로 빚어진 난동인 것으로 보고 이현국씨(21)등「산이슬파」일당을 쫓고 있다.
◇발단=사건은 시흥2동 용사촌주변 야산일대를 본거지로 하는 10대 조직폭력배「산이슬파」의 4명이 하루전인 8일「진성파」구역인 시흥1동 관내서 술을 마시다 진성파에 매를 맞은데서 비롯됐다.
8일 하오10시쯤「산이슬파」의 막내 격인 김모군(17·K중1년 중퇴)등 4명이 시흥1동과 2동 경계인 속칭 은행나무 네거리 포장마차서 술을 마시던중「진성파」의 최모군(18·무직)등 10명의 눈에 띄어 이들로부터『왜 1동까지 내려와 술을 마시느냐』며 주먹과 돌로 머리 등을 맞았다.
김군 등은 매를 맞다 시흥2동쪽으로 도망, 하오11시쯤 시내버스회사인 옥성운수 종점에서 배회중인 선배 윤대근(20·무직)·공성현(20·무직)씨 등 7명을 만나 매맞은 사실을 얘기하다 공군 등이 복수를 하기 위해 시흥으로 갔으나 최군 등을 찾지 못하자 용사촌뒤 야산서 같이 하룻밤을 잤다.
◇난동=「산이슬파」두목 이현국씨등 20여명이 9일 상오 산으로 와 이들과 합세,「진성파」의 세력권인 시흥본동과 시여1동의 술집을 뒤져「단단히 복수할 것」을 결의했다.
산에서 막걸리 등을 마시며 낮시간을 보낸 이들은 하오5시쯤 인근주택가 등에서 삽·곡괭이·식칼·몽둥이 등을 닥치는 대로 가져와 무장한뒤 산을 내려갔다.
이들은 본동에서 2동에 이르는 폭12m, 길이2㎞의 도로를 누비며『진성파를 잡아라』, 『때려죽인다』는 등 고함을 치며 일대 술집·점포·공중전화박스 등의 유리창을 닥치는 대로 부쉈으나 경찰의 출동이 늦어 1시간30여분 동안 일대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이들은 하오7시30분쯤 서울 남부경찰서소속 전경1개소대가 출동하자 뿔뿔이 흩어져 달아났다.
한편 이들이 시흥5동 909의24 한신당구장에서「진성파」대원 1명을 찾아내 각목 등으로 구타한뒤 당구장 유리창 등을 깨다 인근 백산파출소에서 5명의 경찰관이 출동하자『경찰이 왔다. 잡아죽이자』며 이들을 쫓아 겁에 질린 경찰관들이 피신하기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