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재단, 예산으로 방송사 사장에게 황금열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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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천안함 희생 장병을 기리기 위해 국민성금(146억원)으로 만들어진 천안함재단이 예산을 엉뚱한 곳에 사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천안함 유족들이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국가보훈처는 재단에 대해 제대로 감사를 하지 않았다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9일 밝혔다.

유족들 항의에도 감사 한 번 안 해
재단 “설립 기여한 방송사에 답례”

김 의원이 국가보훈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천안함재단은 이사장과 이사진이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 체력단련장(골프장)에서 준회원 자격으로 골프를 치거나 한 공중파 방송사 사장에게 퇴임 기념으로 10돈짜리(시가 297만원) 황금열쇠 등을 선물했다. 천안함46용사 유족회는 지난해 6월 이 같은 내용을 지적하며 재단 해체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청와대와 국가보훈처·해군에 제출했다.

김 의원은 “유족회가 그런 문제점을 지적하며 보훈처에 감사도 요구했지만 재단이 설립된 뒤 지금까지 5년간 보훈처는 한 번도 제대로 된 감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보훈처가 적극적으로 재단을 감독해 유족들이 더 고통받지 않도록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천안함재단 측은 “골프는 이사진 일부가 2014년 11월에 딱 한 번 쳤을 뿐 비용은 각자 부담했다”며 “황금열쇠는 재단 설립 과정에 기여한 방송사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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