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숙 "돌연사 위험으로 美 금지약품인 돔페리돈, 한국에선 임산부 처방만 7만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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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약 복용. 김수정 기자

임산부와 모유 수유 산모에게 투약할 경우 신생아에 심장 질환 부작용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돔페리돈’이 지난해 10개월간 산부인과에서 7만 8000여건이나 처방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2월가지 10개월간 전국 산부인과에서 돔페리돈을 처방한 건수는 7만 8361건에 달했다.

돔페리돈은 오심·구토 증상 완화를 위해 먹는 약으로 보통 성인의 경우 1회 10mg을 투여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모유 수유 산모와 신생아에게 심장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처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국의 경우 돔페리돈이 급성 심장사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판단으로 2004년 6월부터 생산 및 판매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그러나 국내는 2016년 10월 현재 59개 업체가 출시한 79개 의약품에 돔페리돈 성분이 포함된 채 제조되고 있다.

전 의원은 “돔페리돈이 구토 효능 외에도 젖 분비를 촉진하는 작용이 있어 모유 수유하는 산모에게도 처방이 됐는데, 이 경우 신생아의 심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부작용 사례 보고가 있다”며 “식약처가 조속한 재검토를 통해 돔페리돈에 대한 근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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