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대금 결제서도 손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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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올 들어 외국에서 물건을 사들이고 대금을 줄 때 일본엔화로 결제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난 반면 달러화로 지급하는 규모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올처럼 달러약세·엔 강세가 계속됐을 때는 줄 때는 달러로, 받을 때는 엔화로 받아야 이익인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28일 한 은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상품을 수입하고 대금을 엔화로 지급한 규모는 총 19억5천2백70만 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6·5%, 금액으로는 6억1천9백90만 달러가 늘어난 것이다.
이에 비해 올 상반기중 수출하고 엔화로 받은 것은 5억6천6백90만 달러에 그쳐 작년 같은 기간(4억4천4백80만 달러)에 비해 금액으로 1억2천2백10만 달러(31·9%)늘어난 데 그쳤다.
한편 미 달러화의 경우에는 수출대전으로 받은 것은 올 상반기 중 1백37억8천4백6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억2천6백70만 달러(20·3%)가 늘었지만 수입대전으로 지급한 것은 97억1천90만 달러로 전년동기(1백억2천6백만 달러)보다 3억1천5백10만 달러가 줄어들었다.
엔화로 주는 돈이 크게 늘었다는 것은 올 상반기 내내 엔화가치가 높아지면서 약 20%이상 평가절상 됐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달러로 줬을 때에 비해 앉아서 손해를 본 셈이다.
이처럼 엔화지급이 늘고 달러지급이 준 데는 엔화의 경우 엔고에 따라 엔을 달러로 환산할 때 규모가 더욱 늘어난 점도 있지만 그와 함께 ▲환율전망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없어 결제통화를 제대로 바꾸지 못했고 ▲또 대일 수입의 경우 일본수출업자들이 엔화강세로 인한 손해를 들어 결제통화를 달러에서 엔화로 바꿔 달라고 요구할 때도 국산대체나 수입선 전환 같은 적극적인 생각보다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타성에도 큰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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