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88 축구대표팀 평가전 중계방송 도중 KBS, 광고 10편이나 내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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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 21일 동대문구장에서 열렸던「아시안게임 D-30 성공다짐 대축체」는 KBS의 졸속 중계로 인해 「성공다짐」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물론, 한달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의 방송운용전반에 걸친 심각한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이날 축제의 하이라이트였던 86대표팀과 88대표팀의 축구평가전은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빅 이벤트였는데 KBS제1TV는 경기도중 돌연 10개의 상업광고를 방영함으로써 『공영방송이 광고수입에만 열을 올린다』는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았다.
문제의 발단은 KBS가 평가전에 앞서 벌어졌던 쇼를 중계한데 이어 자체 제작한 영상홍보물, 6분짜리 광고등을 방영하느라 편성표에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겨버림으로써 비롯됐고이결과 5분뉴스가 끝난 6시44분 동대문구장에 다시 카메라를 연결했을 때는 이미 축구가 시작된지 4분이나 지나 있었다.
그런데도 KBS는 이같은 지각중계에 대해 사과방송도 없이 88팀이 페널티킥을 넣는 장면을 잠깐 중계한뒤 15초짜리 광고 9개와 20초짜리 광고 1개를 방영함으로써 경기의 맥까지 끊어 버렸다.
이처럼 축구중계는 아무렇게나 돼도 상업광고는 꼭 방영해야겠다는 태도는 아시안게임을 주관할 공영방송의 자세가 아닌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울러 쇼중계나 홍보물 방영시간을 사전조절하는 등의 「초보적인 융통성」조차 살리지 못했다는 비난이 높다. KBS는 지난해 8월 유니버시아드대회때 한국과 영국의 축구경기를 중계하면서도 경기도중 광고를 집어넣어 비난을 산바 있다. <기형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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