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국가비상사태 연장 예고…“1년 넘게 유지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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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쿠데타 진압 후 선포된 국가비상사태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은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쿠데타 이후 두 달 넘게 발효 중인 비상사태를 1년 이상 연장할 의사가 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지방 장관 모임에서 “터키의 정치 일정이나 로드맵을 외부 사람들이 결정할 수는 없다”면서 비상사태 연장 움직임에 대한 비판에 못을 박았다.

이어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 기간은 12개월로도 충분치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28일 정치 및 군사 지도자들로 구성된 안보이사회(NSC)는 “시민들의 권리와 자유를 보호하는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 비상사태가 연장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에르도안은 또한 “정부는 테러 조직의 외부 세력들을 숙청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터키정부는 쿠데타 진압 후 7월 21일부터 3개월간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터키 정부는 미국에 체류 중인 무슬림 성직자 펫훌라흐 귈렌(Fethullah Gulen)이 7월15일 발생한 쿠데타의 주범이라고 주장해 왔다.

쿠테타 시도 이후 지금까지 총 7만명이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았으며 그중 3만2000여 명은 여전히 구류 중이다. 이는 당초 터키 정부가 발표한 1만여 명을 3배 넘게 웃도는 수치로 경찰, 군 및 사법부에서 수만 명이 해고되거나 정직당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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