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지역에 물고기 선물 보낸 北 김정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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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 `내나라`가 지난 15일 공개한 함경북도 수해 현장. [사진 내나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경북도 수해 지역을 직접 방문하는 대신 선물 공세를 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27일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에 함(경)북도 큰물(홍수)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물고기도 보내주셨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17일엔 김정은 위원장이 보낸 것이라며 유압식 굴착기 사진을 공개했다. 이어 지난 25일엔 주민들을 위해 김 위원장이 보냈다는 흰색 선물 상자를 받는 주민들의 모습을 선전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27일엔 김정은이 “큰물 피해 지역주민들에게 물고기를 보내주기 위한 열차 편성과 수송조직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인민들이 은정어린 물고기를 눈물겹게 받아안았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물고기를 어느 규모로 지원했는지 세부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지난해 애민(愛民)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지난해부터 물고기 양식을 강조해온바 있다. 지난해 3월엔 김정은이 양어사료공장을 시찰하며 “물고기 비린내를 맡으니 정신이 다 맑아진다”며 “군인과 인민에게 더 많은 물고기를 보내줄 수 있어서 마음이 즐거워진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달 말부터 태풍 라이온록으로 인해 “해방 이후 최악의 홍수”를 겪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북한은 수해 사실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수해 피해 발생 한 달이 다 돼가는 27일 현재에도 수해 복구 현장을 찾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여름 나선시 수해 당시엔 피해 발생 20여일 뒤 방문했었다. 이에 대해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아직 함경북도 지역의 수해복구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반응이 없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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