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난해 영화 40편 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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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은 지난 한해동안 극영화 28편과 기록영화 12편 등 총40편의 영화를 만들었으며 극영화가운데 8편을 신상옥·최은희 부부가 설립한 신필름영화촬영소에서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극영화만 총 80편을 제작했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영화진흥공사가 펴낸 『83년 한국영화연감』가운데 실린 내외통신논설위원 노재승씨 글에서 밝혀졌다.
이 기고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영화산업에 더욱 주력, 처음으로 소련과 합작영화『영원한 전녀』를 제작했으며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과 인도·아프리카 국가들의 영화를 더욱 많이 수입, 상영했다.
영화계 역시 다른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김정일 찬양일색의 영화가 많았는데 「김정일에 대한 다함없는 존경과 흠모의 정」을 주제로 했다는 『미래를 키우는 마음』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김정일 개인을 테마로 한 영화가 제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또 김정일이 제시했다는 「영화주인공 따라배우기」에 더욱 박차를 가해 선전영화를 주민들에게 집단 관람케한 뒤 영화주인공처럼 따라하도록 선동했다.
신·최부부는 지난해 『소금』 『헤어져 언제까지』 『붉은날개』 『불가사리』등 8편을 만들었다.
이 가운데 『소금』은 30년대를 배경으로 핍박받던 여자소금장수 최순이 결국 공산주의의 품에 안기게 된다는 그녀의 일생을 그린 작품. 지난해 모스크바영화제에 출품돼 여주인공 역을 맡은 최은희가 연기상을 수상했다.
이밖의 작품들도 모두 시대배경과 줄거리는 다르지만 대중적 선동과 사회주의 선전을 담은 내용들이다.
북한은 신·최부부가 자유세계로 탈출하자 쉬쉬해오다가 14일이 지난 다음에야 조총련을 통한 우회보도형식으로 『3백만달러를 횡령했다』는 등 파렴치범으로 몰았으며 소위「영화인동맹」을 내세워 신·최부부가 한국으로 귀국하는 것을 반대하기도 했다.
지난해 북한에서 최우수영화로 손꼽힌 것은 『조선의 별』. 80년도에 만들기 시작해 현재 9부까지 완성된 연작영화로 김일성의 날조된 항일빨치산투쟁역사를 찬양·미화한 작품이다.
한편 최고의 인기배우로는 『꽃파는 처녀』에서 꽃분이 역을 맡았던 홍영희와 『조선의 별』에서 김일성의 아버지 김형직 역을 맡은 김준식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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