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업체 갑질…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설탕·식용유마저 비싸게 공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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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업체가 가맹점주들에게 시중 보다 비싼 가격으로 물품을 공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시가 20일 발표한 ‘프랜차이즈 필수구입물품 실태조사’에서다. 시는 5~7월 간 피자·치킨·분식업종 등 시내 1328곳의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총 41개 프랜차이즈업체가 해당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설탕·식용유 같이 시중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공산품마저 프랜차이즈업체가 ‘필수구입물품’으로 등록해놓고 가맹점주들에게 구매를 강제한 경우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필수구입물품은 같은 프랜차이즈 업소에서 고객에게 동일한 음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프랜차이즈업체가 지정해 공급하는 물품이다.

그러나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프랜차이즈업체(가맹본부)에게 공급받아야 하는 필수구입물품 중 시중에서도 상품 동일성을 유지할 수 있는 품목이 있다’는 답변이 74.7%에 이르렀다. 필수구입물품이 시중 보다 ‘비싸다’는 응답도 대부분(87.5%)을 차지했다.

또한 동일한 품질을 지닌 제품을 시중에서 구입했다는 이유로 프랜차이즈업체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응답률은 29.8%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중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공산품 등을 필수구입물품으로 지정한 업체에게 시정 권고를 하고, 미시정 업체에 대해선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말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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