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향해 달리는 LG, KIA 2연전 싹쓸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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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가 가을 야구를 향한 질주를 이어갔다. KIA와 2연전을 싹쓸이하며 단독 4위를 굳게 지켰다.

LG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전날 5-3으로 KIA를 물리쳤던 LG는 이틀 연속 승리를 거두며 KIA와 승차를 2경기로 늘렸다.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 확보를 위한 매직넘버는 '8'로 줄어들었다. KIA는 양현종-헥터 원투펀치를 투입하고도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선발 우규민의 역투가 빛났다. 우규민은 1회 선두타자 신종길에게 안타를 맞고 불안하게 출발했다. 서동욱·김주찬을 범타로 잘 막은 뒤 이범호에게 몸맞는공을 줘 2사 1·2루 실점 위기에 몰린 우규민은 브렛 필을 2루 땅볼로 처리해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후부터는 우규민의 마구쇼가 펼쳐졌다. 우규민은 좌타자 몸쪽으로 붙는 커브와 우타자 몸을 파고드는 체인지업을 번갈아 구사하며 타자들을 연이어 범타로 처리했다. 2·3·4회 연속 삼자범퇴. 2-0으로 앞선 5회 초 김주형에게 솔로포를 맞긴 했지만 추가점 없이 2이닝을 더 막은 뒤 마운드를 김지용에게 넘겼다. 6이닝 4피안타·3탈삼진·1실점. 우규민은 지난달 6일 잠실 kt전 이후 5경기만에 승리를 따내며 시즌 6승(10패)째를 기록했다. 우규민은 지난 5일 2군으로 내려간 뒤 첫 등판에서 호투를 펼치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우규민은 "그동안 잘 던지지 않던 슬라이더(19개)를 적극적으로 던졌다. 포수 강남이가 '좋은데 왜 잘 던지지 않았냐'고 말해서 자신있게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날 허프가 잘 던져줘 부담이 적었다 .오늘은 민폐만 끼치지 말고 '우규민답게 던지자'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팬분들께 죄송했다"며 "6회 끝난 뒤 엄지손톱이 약간 깨진 상태였는데 투수코치님이 '그만 해도 좋다'고 하셨다. 중간 투수들이 워낙 잘해서 믿었다"고 말했다.

LG 마무리 임정우는 3-1로 앞선 8회 2사 1·2루에서 등판해 1과3분의1이닝을 막고 시즌 27세이브째를 올렸다. 오지환은 3타수 2안타·1볼넷·2득점을 올렸고, 유강남은 2-1로 앞선 7회 말 쐐기 적시타를 터트렸다. LG는 올 시즌 매진된 홈 경기 전승(5승)이라는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갔다. LG 팬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떠나지 않고 응원가를 부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오랜만에 등판한 우규민이 좋은 투구로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많은 득점은 아니지만 필요할 때 점수를 내줘 이길 수 있었다. 중간 투수들이 좋은 역할을 했다. 많이 찾아주신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한 것 같다.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잠실=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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