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가계대출 월간 최대치 증가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이 올 들어 3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말 기준 저축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올 들어 2조9985억원이 는 16조 692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연말 잔액(13조6937억원) 대비 21.9% 늘어난 수치다.

증가세도 가파르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은 7월 한 달 새 5924억원 늘었다. 이는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7년 12월 이후 월간 증가액으로 최대 규모다. 기존의 월간 증가액 최대치는 지난해 10월 5117억원이었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시행으로 은행권의 가계대출 심사가 깐깐해 지면서 저축은행 등 2 금융권으로 가계대출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풍선 효과’다. 올 들어 7월까지 저축은행ㆍ신용협동조합ㆍ새마을금고 등 2 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269조7723억원)은 지난해 말 대비 8.5% 늘었다.

저소득층의 이용이 많은데다 금리가 높은 2 금융권의 대출 잔액이 크게 늘면서 가계부채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7월 저축은행의 평균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11.2%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2.96%)의 약 4배에 달했다.

김지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 금융권 대출은 저소득층과 자영업자들의 생계형 대출이 많다는 점에서 취약한 경기 상황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향후 금리 인상 등의 변수가 발생하면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