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대신 시리아에서 저를 구해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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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아이들이 포켓몬 캐릭터가 그려진 벽 앞에서 시리아 내전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 RFS 페이스북(rfsmediaoffice2)]

한없이 맑은 눈동자에 불안감이 스며있다. 손에는 포켓몬 캐릭터가 그려진 종이를 들고 있다. '시리아에서 저를 구해주세요'라고 써있다.

포켓몬고(GO) 열풍에 맞춰 시리아 반군 조직인 '시리아혁명군 미디어사무실(RFS)'이 촬영해 페이스북에 게재한 사진들이다. 시리아혁명군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정부군에 맞서 싸우고 있다.이들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세계인에게 알리고 있다. 무차별 폭격과 화학무기 사용 등 비인도적인 정부군의 진압작전에 대한 반대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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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아이들이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을 멈춰달라는 내용의 종이를 들고 있다. [사진= RFS 페이스북(rfsmediaoffice2)]

트위터를 통해 "포켓몬을 찾고 있다면, 시리아에서 찾을 수 있다"며 "시리아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호소한다. "나는 시리아에 있어요. 나를 찾기 위해 제발 뭐라도 해주세요"와 같이 전쟁 종식을 위한 행동에 나서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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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한 소녀가 포켓몬 캐릭터가 그려진 종이를 들고 시리아 내전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 RFS 페이스북(rfsmediaoffice2)]

앞서 유엔(UN)과 국제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시리아 정부군이 2014~2015년에 두 차례 이상 화학무기를 사용한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알아사드 정부는 2013년 화학무기 전량 폐기를 약속하면서 미국의 공습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해왔다.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반군과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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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소녀들이 포켓몬 캐릭터가 그려진 종이를 들고 시리아 내전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 RFS 페이스북(rfsmediaoffic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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