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힙합 래퍼를 꿈꾸는 두 소년의 성장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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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설 『싸이퍼』(탁경은 지음, 사계절, 216쪽, 1만원)는 힙합 래퍼를 꿈꾸는 소년들의 이야기다. 힙합에 재능을 타고난 중2 도건과 열정만큼은 1등인 고교 자퇴생 정혁이 함께 성장통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힙합을 통해 이들은 “자신의 장점에 집중하면 저절로 자기만의 노하우를 알게된다” “긍정·희망·용기는 아무도 뺏어갈 수 없다” “매순간 자신한테 진실하라” 등의 교훈을 찾아낸다. 인생에서 잘하는 것과 뜨겁게 사랑하는 것, 행복을 느끼는 것이 각각 다를 수 있다는 것도 깨닫는다.

책 제목 ‘싸이퍼’는 비트에 맞춰 여러 사람이 돌아가며 랩을 하는 것을 이르는 힙합 용어다. 아이들은 싸이퍼를 하면서 우정과 존중과 격려를 주고받는다. 책 내용 속에도 ‘스웩(힙합 뮤지션이 잘난 척을 하거나 으스대는 것)’ ‘스캐팅(즉흥적으로 비트에 목소리나 음절을 입히는 작업)’ 등 힙합 전문 용어가 줄줄이 이어진다. 힙합 문화에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은근한 소속감·친밀감을 느끼게 해주는 장치다. 올해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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