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극단적 선택 전 고민한 흔적 나와…차량 2차례 되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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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사를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된 이인원(69) 롯데그룹 부회장(정책본부장)이 사건 현장인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에 도착한 뒤 고민한 듯한 정황이 마무리 행적조사 결과 확인됐다.

29일 경기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폐쇄회로 TV(CCTV) 영상 등을 확인한 결과, 이 부회장은 지난 25일 오후 10시쯤 제네시스 승용차를 몰고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나와 곧바로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으로 향했다.

이어 오후 10시30분쯤 서종면에 들어서 20여 분 뒤 사건 현장 근처인 식당 앞 주차장에 도착했다. 오는 길에 경유한 곳은 없었고, 차에 혼자 타고 있었다.

김용주 양평경찰서 수사과장은 “이 부회장은 주차장 도착 후 1시간여 동안 머문 뒤 다시 차로 서울 방면으로 향하다 식당으로 다시 돌아오는 등 서종면 내에서 차를 몰고 나갔다 되돌아 오기를 2차례 반복했다”며 “오전 3시30분쯤 식당 앞에 주차한 뒤 더 이상 차를 운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행적을 볼 때 이 부회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앞두고 많이 고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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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은 이 부회장의 행적과 생전 통화내역ㆍ부검ㆍ유족 조사 등을 마무리하고, 최종 부검결과가 도착하는 대로 자살으로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검찰 출두 예정일인 지난 26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부회장은 당초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였다. 하지만, 그는 이보다 두 시간여 앞선 오전 7시11분쯤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의 한 호텔 뒤 야산 산책로에서 가로수에 넥타이 2개로 줄을 만들어 목을 매 숨진 상태로 주민에게 발견됐다. 이 부회장은 전날인 지난 25일 오후 10시쯤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운동하러 간다”며 나왔다. 이 부회장이 숨진 양평 현장은 그가 생전 주말이면 간혹 찾아와 머리를 식히던 곳으로, 퇴직 후 근처에 집을 짓고 생활하려 했다고 한다.

양평=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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