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남 쿠사이 정보기관 장악한 '2인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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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의 황태자'.

형을 제치고 일찌감치 후계자로 자리잡았던 차남 쿠사이(37)는 조용하지만 잔인한 성격 때문에 이라크인들 사이에서 '뱀(수으반)'으로 불렸다.

냉혹한 이라크 정보기관의 우두머리였으며 잔인한 사형으로 악명높았던 수용소를 지휘했다. 막강한 정보력을 이용해 정적을 잠재웠고 때로 암살도 교사했다. 미국이 배포한 후세인 정권의 고위 간부 수배자 명단에서 서열 2위다.

1996년 포악한 성격의 형 우다이가 아버지의 신임을 잃고 주춤하자 재빠르게 그 자리를 꿰찰 만큼 동물적인 권력 감각을 지녔다. 대통령 경호대와 공화국수비대의 총사령관을 겸직했다.

지난 이라크전 초기에 수도 바그다드와 후세인의 고향 티크리트 등 4개 전략 요충지의 방위 책임자를 맡았다. 바그다드 함락이 임박했을 때 이라크 중앙은행에서 10억달러(1조2천억원)를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후세인 인물 평전인 '복수의 정치학'을 쓴 사이드 K 아부리시는 평소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쿠사이를 가리켜 "조용하지만 잔인한 인간"으로 묘사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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