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 비행기서 직무정지 당한 방콕 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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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시장이 서울시와의 자매결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으로 오던 도중 비행기 안에서 직무 권한을 박탈당했다. 서울서 예정돼 있던 시장의 일정도 모두 취소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수쿰판 버리팟(64) 방콕시장은 서울과 방콕의 자매결연 10주년을 기념하는 '방콕의 날' 행사 참석차 지난 25일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가 직무가 정지됐다. 서울시 직원들은 수쿰판 시장을 마중하기 위해 이날 인천공항에 들렀다가 이 소식을 접하게 됐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최고 군정기구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 의장 자격으로 수쿰판 시장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수쿰판 시장은 지난해 신년 빛 행사에 투입된 3950만 바트(약 12억8000만원) 규모의 시정 자금을 포함해 집무 비용을 오용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

서울시는 "27~28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방콕의 날' 행사는 그대로 진행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다만 수쿰판 시장의 행사 참석은 어렵게 됐다. 26일 예정돼 있던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 일정도 취소됐다.

왕족 출신인 수쿰판 시장은 영국 옥스포드 대학을 나와 태국 최고 대학인 쭐라롱껀 대학에서 1980~1996년 정치학 강의를 했다. 그러다 1996년 정계에 입문해 2009년 제15대 방콕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당선됐고 2013년 재선에 성공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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