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대학설립결의"…경찰개입 설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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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휴업=교수들은 23일 하오10시30분쯤 본관 계단회의실에서 1시간여동안 전체회의를 갖고 「휴교」를 결정했다.
교수들의 이같은 결정에 따라 조관수교무처장·신연철학생처장·김용훈총무서장등 3명의 처장이 24일 상오6시 30분 조좌호총장집으로 찾아가 교수들의 뜻을 전하고 24일부터 3동안 사실상 휴업하고 이를 가정학습기간으로 결정, 상오 7시 교문에「4월 26일까지 가정학습을 실시함」이라는 24일자로 된 총장명의의 공고문을 내붙였다.
이에대해 학교측은 『전방부대입소 훈련의 자진퇴소자에 대한 현역입영통지서 발부에서 비롯된 중간고사 거부와 교내시위·기물파손등으로 수업이 불가능해져 학내 질서유지를 위해 취한 조치』라고 밝혔다.
공고문이 나붙은 정문에는 교직원10여명과 진압복 차림의 전경 40명이 출입자들의 신분을 확인한뒤 교직원만을 들여보내고 학생과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았다.

<학교측서 요청해>
◇경찰상주=조총장등 보직교수들은 23일하오9시30분쯤 긴급교무위원회를 열고 잇단학생 시위에 대처하기위해 경찰의 교내 상주를 요청키로 했다.
학교측은 이에따라 하오10시20분쯤 신연철학생처장이 조총장명의로 된 공문을 임우상동대문서장에게 전달했다.
학교측은 공문에서『전방경계근무 자진퇴소자 학적변경 통보와 관련하여 중간고사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운동권학생들의 조직적인 학내외질서 파괴행위 및 소요가 가중되고 있으며 23일하오9시 현재 학내에는 5백여명의 학생들이 농성중에 있으므로 학내시설 보호가 심히 우려되고 특히 교직원 신분이 위태로운 실정에 처해있다』고 밝히고 『학내에 공권력 상주를 요청하니 조치하여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학교측의 요청을 받은 경찰은 진압복 차림의 전경4개중대와 사복경찰 2개중대등 모두 1천여명의 경찰력을 투입했다.
교내에 들어온 경찰은 본관앞과 문과대앞·교수회관·법대앞·대학원건물앞등 곳곳에서 진압태세로 건물출입자등을 통제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학생들이 23일 학생총회에서 24일 상오10시 금잔디광장에 모여 「성대 장례식」을 갖고 본관 건물을 점거, 학적과에 보관중인 6만여 졸업생의 학적부를 불태우고 해방대학을 세우겠다는 결의를 하는등 불안요소가 상존해있어 학교측의 공권력 상주요청을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말하고 『상주기간에는 학내 불안요소가 완전히 제거되고 면학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판단되고 학교측의 요청이 있으면 철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총장사의표명=조좌호총장은 23일 학교법인(이사장 이동녕)에 총장직 사퇴의사를 통보했다.
조총장은 이날 최근 학생들의 중간시험 거부사태와 관련, 성명서를 통해 『모든 사태에 대해 책임으로 질 생각으로 있다』는 뜻을 밝힌뒤 재단측에 구두로 사퇴의사를 전달했다.
조총장은 이에앞서 이날 상오 전방입소교육중 자진퇴소한 학생들에게 발부된 입영 및 징병검사 통지서의 철회를 요구하며 학생들이 3일째 중간고사를 거부하고 있는 사태와 관련, 사퇴의사를 밝히는 성명서를 발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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