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찬 "8강, 4강 슛오프 죽는 줄 알았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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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을 딴 구본찬이 메달을 들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

8강과 4강에서 슛오프를 치르며 힘겹게 결승에 오른 구본찬(23·현대제철)이 금메달을 목에 걸며 2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구본찬은 13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프랑스 장 샤를 벨레동을 세트점수 7-3로 꺾었다.

구본찬은 금메달을 확정지은 후 관중석을 향해 큰 절을 올리며 감격을 표했다. 시상식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기자회견에서는"너무 행복하고 오늘도 아름다운 밤입니다"라며 금메달 소감을 밝혔다.

8강과 4강 질문에는 진저리를 쳤다. 그는 "8강, 4강 하면서 죽는 줄 알았다. 내 원래 자세로 쏘지도 못했고, 욕심 탓에 실수도 많았다"며 "슛오프에서 후회 없이 자신 있게 해보자고 맘먹었는데 그게 통했다"고 말했다.

8강 슛오프에서 10점, 4강 슛오프에서 9점을 획득한 구본찬은 원래 슛오프에 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팀 남자 선수 3명 중에서 내가 제일 못한다. 슛오프 승률이 40% 정도다. 다른 선수들은 70~80%에 이른다"면서 "나 스스로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운도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4강이 고비였다. 올해 월드컵에서 엘리슨과 대결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슛오프까지 갔다. 그때는 내가 실수해서 졌다"며 "그래서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엘리슨이 8점을 쏴줘서 잘 풀린 것 같다"고 말했다.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2관왕에 오른 그는 실감이 나느냐는 질문에 "아직 잘 모르겠다"며 "그냥 오늘을 즐기고 싶다. 운도 잘 따라줬고, 잘 풀린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남자 단체전이 첫 금메달이었고 남자 개인전이 마지막 경기였다. 여자 개인전까지 금메달 3개를 다 땄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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