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역도 영웅' 엄윤철 나이 조작 의혹 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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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엄윤철이 7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리우센트로 파빌리온 경기장에서 도전에 실패해 주저 앉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북한 역도 영웅’ 엄윤철의 나이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뉴욕 타임스는 12일(한국 시간) “엄윤철이 국제무대에서 사용하는 생년월일과 북한에서 발간한 책에서 공개한 생년월일에 차이가 있다”고 보도했다. 엄윤철은 지난 8일(한국 시간) 리우 올림픽 남자 역도 65kg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북한의 간판 선수다. 나이 조작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엄윤철이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획득한 금메달도 박탈될 수 있다.

엄윤철이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사용하는 생년월일은 1991년 11월 18일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리우올림픽 등 국제무대에 등록된 엄윤철의 나이와 2014년 평양에서 출판된 ‘모국에 영광을 가져온 올림픽 챔피언(Olympic Champions Who Bring Glory to the Motherland)’에 기록된 생년월일(1990년)이 불일치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뉴욕 타임스는 ”책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엄윤철이 1990년에 태어났다면 2011년 주니어대회에는 나이 제한으로 참가할 수 없다는 게 뉴욕 타임스의 설명이다. 국제유도연맹은 올림픽 개막 전 1년 6개월 안에 세계선수권대회와 주니어대회 등 두 차례 주요 국제대회에 참가한 선수에게 올림픽 출전 자격을 부여한다. 뉴욕 타임스는 ”엄윤철이 나이를 속여 주니어대회에 출전하고 부정하게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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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역도 56kg급에 출전한 북한 엄윤철이 7일 오후(현지시간) 은메달을 목에 건 후 손을 흔들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엄윤철은 2012년 올림픽 금메달 이후 2013∼2015년 세계선수권 3연패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목에 걸며 역도 56㎏급 일인자로 입지를 굳혔다.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후 ”금메달을 따지 못했으니 나는 영웅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김백기 기자 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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