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회담 다시 열자|경제-국회 회담 예비 접촉-적십자 회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우리측의 남북 경제 회담·국회 회담 예비 접촉·적십자 회담 수석 대표들은 26일 상오 각기 북한 측 상대방에 전화 통지문을 보내 팀스피리트 86훈련을 구실로 북한측이 일방적으로 무기 연기시킨 3개 남북 회담을 다시 열자고 제의했다.
우리측은 전화 통지문을 통해 ▲경제 회담은 판문점에서 4월30일 ▲국회 회담 예비 접촉은 판문점에서 5월14일 ▲적십자 회담은 평양에서 5월27일부터 28일까지 열자고 각각 제의했다.
북한측은 지난해 12월3일부터 4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10차 남북적십자 회담을 마지막으로 우리측의 팀스피리트 훈련을 트집 잡아 남북 쌍방간에 이미 합의됐던 ▲제6차 남북 경제회담 (1월22일) ▲남북 국회 회담 제3차 예비 접촉 (2월18일) ▲제11차 남북적십자 회담 (2월26∼27·평양)을 각각 무기 연기시킨바 있다.
우리측은 그때마다 각 회담 수석 대표의 성명을 통해 북한측에 남북 회담에 응할 것을 촉구한바 있으나 북한측은 이에 대한 성의 있는 응답이 없었다.
다음은 남북 회담의 우리측 수석 대표들이 북한측 상대방에 각각 보낸 전화 통지문의 요지.
◇문희갑 남북 경제 회담 수석 대표가 이성록 북측 대표 단장에게 보낸 전화 통지문=남북 쌍방은 이미 5차례의 접촉을 통해 남북간 물자 교류 및 경제 협력 사업 추진과 남북 경제 협력 공동 위원회 구성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하기로 합의, 곧 문안 조정에 들어갈 단계까지 와 있다. 나는 이와 같은 견지에서 제6차 남북 경제 회담을 오는 4월30일 상오 10시 판문점 중립국 감독위 회의실에서 갖기를 제의하니 귀측의 긍정적인 회답을 바란다.
◇권정달 남북 국회 회담 예비 접촉 수석 대표가 전금철 북측 대표 단장에게 보낸 전화 통지문=지금 온 겨레는 중단되고 있는 여러 갈래의 남북 대화가 빨리 재개되어 남북간에 인적·물적 교류가 이루어지고 민족적 신뢰와 화합의 기틀이 마련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나는 귀측이 쌍방의 합의 사항을 존중하고 성실히 이행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하면서 남북 국회 회담 제3차 예비 접촉을 오는 5월14일 상오 10시 판문점 중립국 감독위 회의실에서 가질 것을 제의하니 귀측의 긍정적 회담을 바란다.
◇이영덕 적십자 회담 수석 대표가 이종률 북측 대표 단장에게 보낸 전화 통지문=나는 귀측이 제11차 남북적십자 회담을 계속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지난해의 역사적인 「고향 방문 및 예술 공연단 교환」으로 조성된 남북 대화의 좋은 분위기를 흐리게 하고 이산가족들의 여망을 저버리는 처사라고 생각한다.
남북적 회담이 시작된지 15년째가 되는 올해는 반드시 이산가족들의 숙원을 풀어주고 민족 통일에의 디딤돌을 마련하는 도약의 한해가 되어야 할 것이므로 나는 제11차 남북적 회담을 오는 5월27일 평양에서 개최할 것을 제의하며 귀측의 긍정적인 회답을 기대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