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에는 기업체가 원하는 주문식 교육이 최고.' 불경기 등으로 취업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에서 기업체의 주문식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전원 취업해 주문식 교육이 구인.구직의 새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 영진전문대는 21일 "학교가 운영한 주문식 채용 프로그램을 이수중인 12명 전원이 대구의 중견 모바일 개발업체인 ㈜디토소프트(대표 박문근)에 입사했다"고 밝혔다.
영진측은 지난해 12월 모바일 프로그래머를 채용하려는 디토소프트와 '주문식 채용 프로그램 추진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대학이 해당 인력을 선발해 기업체가 원하는 내용을 단기간 집중 교육한 뒤 업체가 필요인력을 뽑는 프로그램이다.
영진은 이에 따라 지난 2월 모바일 실무프로젝트(CCP)과정을 개설, 테스트를 거쳐 지원자중 20명을 선발해 3월부터 5개월간 교육에 들어갔다. 교육비(총 3백만원)는 학생과 정부가 각각 50%씩 부담했다.
선발된 교육생은 4년제 대졸자 14명과 전문대 졸업자 6명 등 20명.
영진측은 이들을 4명씩 5개팀으로 나눠 하루 6시간 수업과 저녁 10시까지 자율학습, 귀가후 과제해결(숙제) 등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중간에 2차례 중간평가를 해 우수한 점수를 받은 2개 팀에게는 1백만원씩, 우수학생 6명에게 50만원씩 장학금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성적부진과 체력에 한계를 느낀 8명은 지난 5월 중도탈락했다.
디토소프트는 교육이 끝나갈 무렵인 지난 달 초 교육생 면접을 실시, "프로그래머로서의 자질이 우수해 12명 전원을 채용키로 했다"고 20일 통보해왔다. 연봉은 IT업체의 대졸 평균 연봉 1천4백만원보다 높은 1천8백만원 수준이었다.
디토소프트의 조병호이사는 "주문식 사전교육을 통해 실력이 검증된 인력을 채용하게 돼 만족한다"고 말했다.
채용이 결정된 교육생 김운기(29)씨는 "5개월 과정이지만 교육량.시간을 따지면 대학 3학기 분량에 해당될 정도로 집중교육을 받은 결과"라고 스스로 평가했다. 채용이 결정된 교육생들은 월급을 받으며 한달 간 마무리 교육을 받고 있다.
이처럼 주문식 교육의 효과가 알려지자 지역의 모바일 개발업체인 ㈜모빌랩(대표 박희정), ㈜네트큐(대표 엄태억)도 영전전문대에 25명을 주문해놓고 있다.
교육을 맡은 영진전문대 김기종(35.컴퓨터정보기술계열) 교수는 "기업 눈높이에 맞는 능력을 겸비한 인력을 대학에서 단기교육후 공급하는게 구인.구직난을 뚫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